▲26일 오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펼쳐진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
㈜넥스트유나이티드·㈜드림어스컴퍼니
26일 공연의 첫 무대를 연 홍경민은 검은 코트를 입고 1997년 넥스트 4집에 실린 '라젠카, 세이브 어스 (Lazenca, Save Us)'를 불렀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일어서 발을 쿵쿵 구르고 주먹을 쥔 한 손을 올리며 박자에 맞춰 열광했다. 고유진은 넥스트의 1995년 곡 '호프 (Hope)'를 부르며 "공연을 준비하면서, 명곡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곡 (Hope)은 언제든 지친 우리에게 힘이 되는 노래"라고 말했다.
신화의 김동완은 넥스트의 하드록 '머니 (Money·1995)'와 '코메리칸 블루스 (Komerican Blues·1993)'를 부르고는 "먼 후배라 신해철 형님과 음악적인 교류는 없지만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풍자와 위트, 촌철살인을 담은 노래를 불러준 형님이 요즘에 더 자주 생각난다"면서 "우리 사회에 지금도 필요한 형"이라고 그리워했다.
신해철은 다양한 장르와 음악으로 한국대중음악사에 그었지만 동시에 사회를 향한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신념과 진보적인 철학을 노래와 발언으로 드러냈고, MBC < 100분 토론 >에 여러 차례 출연해 ▲간통죄 반대 ▲대마초 합법화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다.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society)와 연예인을 지칭하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친 신조어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추모 앨범을 제작했다.
밴드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김세황, 베이시스트 김영석, 드러머 이수용은 지난 2015년 추모 공연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서 합을 맞췄다. 이들은 모두 현재 연예인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지만, 신해철의 10주기 공연을 위해 다시 각자의 악기를 들었다. 김세황은 무대를 돌며 관객을 향해 큰 절을 했고, 이수용은 "코로나 때문에 오랜 시간 추모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죄송했다"고 전했다. 김영석은 "신해철의 노래가 계속 불리고 기억되길 원한다. 여러분 모두 그의 노래 속에서 좋은 추억을 지니며 계속 살아달라"고 말했다.
"힘든 학창 시절 버티게 한 넥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