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발매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2
연합뉴스
신보에는 총 7곡이 실렸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은 조용필표 모던록을 표방하는 '그래도 돼'다. 점진적으로 곡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구성, 층을 쌓는 사운드에 맞춰 들려주는 가왕의 절창이 압권이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용필은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한 패자의 마음에 이입했다고 설명했다. 패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던 마음을 임서현 작사가가 갈무리했다. 뉴진스와의 작업으로 유명한 돌고래유괴단이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노래의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메시지가 독특한 영상미와 어우러진다.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선공개된 4곡의 곡 역시 그대로 실렸다.
호쾌한 기타와 드럼이 지배하는 아레나 록 '찰나', 아프리카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이국적인 분위기와 웅장한 사운드스케이프로 귀결된 '세렝게티처럼', 2023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노래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된 곡 'Feeling Of You', 그리고 선공개된 '찰나'와 '세렝게티처럼',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의 문법을 과감하게 받아들인 '라' 역시 그대로 실렸다. 정규 앨범의 발표에 앞서 공개된 이 네 곡은 일흔다섯 조용필의 음악적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다. 특별한 주제 의식보다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핵심이다.
조용필이 직접 코러스를 맡았다고 강조한 신스팝 'Timing'을 지나 신곡 '왜'가 등장한다. 19집 이후 조용필은 해외 작곡진, 외부 작사가와의 협업을 강조하면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늘렸다. 이 변화를 아쉬워하는 팬들에게는 '왜'가 반가울 법한 곡이다.
다층적인 구성이 빛나는 다른 수록곡들에 비해 '왜'는 다소 단출하게 들린다. 후반부 일렉 기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조용필의 보컬이 곡을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조용필은 이 곡을 두고 "자신의 가수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 연습한 곡"이라 설명했다. '왜'는 퇴색되지 않은 조용필의 절륜한 노래 솜씨를 만끽하기 충분한 곡이다.
미8군 무대에서 시작한 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