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두 부부가 나온다. 이들은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았다.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와 가사와 시부모 간병까지 완벽한 연상의 프리랜서 번역가 연경(김희애) 부부. 돈 되는 일이면 윤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이성적인 변호사 재완(설경구), 재완의 트로피 와이프처럼 보이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젊은 새 아내 지수(수현)가 세 번의 저녁 식사 자리를 하며 민낯을 드러낸다.
네덜란드의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다. 자녀의 범죄 현장을 본 부모의 엇갈린 선택은 여러 차례 리메이크됐다. 본국 네덜란드(2013)를 비롯해 이탈리아(2014), 미국(2017) 그리고 한국이 네 번째다. 원작이 몇 번이고 리메이크되는 건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에 공식 초청되며 다수의 관객과 만났다.
한국 멜로의 장인으로 불리며 사극, OTT 시리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이다. 국내 내놓으라 하는 배우의 총출동으로 연기 차력쇼를 관전하는 앙상블이 백미다. 내 아이의 범죄를 인지한 네 사람은 정의라 믿는 신념과 자식을 지키려는 본능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사건을 접하고 당혹스러운 심정 이후 돈과 재력, 인맥을 총동원해 덮어버리려는 이중성,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묵인하는 외면, 진실을 밝혀야만 한다는 도리가 뒤엉킨다. 러닝타임 내내 '나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탐구하도록 한다.
리메이크만 네 번째, 한국적 요소 주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