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지난 2일 서울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시리즈 개막 직전까지 4위의 고지를 점한 두산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1차전에 두산이 7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패하면서 상황이 묘해졌다. 5위 결정전부터 치고 올라온 kt의 기세가 매서웠다.

전날 두산은 3명의 선발 자원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경기 전부터 마운드 구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kt는 투수 4명으로 게임을 가져온 덕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양 팀의 선발 맞대결은 최승용(두산)과 웨스 벤자민(kt)으로 구성됐다.

1회 초, 1사 상황에서 로하스의 평범한 땅볼 타구가 허경민의 악송구로 실책으로 변모하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 벤치가 신청한 비디오 판독에서 로하스의 3피트 수비방해가 인정되며 아웃으로 번복되었다. 1일부터 이어온 kt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4회 종료 시까지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졌다. 최승용은 4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kt의 타선을 묶어 놓았다. 벤자민도 1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두산의 타자들을 제압했다.

5회부터 두산과 kt의 희비는 점점 엇갈렸다. 두산은 5회 초부터 계속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수비 이닝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5회 초, 최승용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사 상황에서 오윤석에서 안타를 내줬고, 황재균을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배정대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여 2사 1, 2루 상황이 되었고, 최승용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영하가 심우준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가 되었다. 두산 벤치를 곧바로 이영하를 내렸고, 이병헌이 올라왔다. 대타 문상철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두산은 곧바로 5회 말, 반격을 시도했다. 1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허경민의 좌익수 앞 안타가 나왔다. 1점이 절실한 게임이었기에 2루 주자 양석환은 홈으로 질주했다. 타구를 잡은 로하스가 강한 어깨를 이용하여 한 번에 홈에 송구했다. 양석환은 홈으로 쇄도했고, 송구를 받은 장성우가 주자를 태그했다. 선취점을 가져올 수 있었던 주자 양석환은 홈에서 아웃됐다. 이후 김기연이 투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고, 이닝이 종료됐다. 경기가 1점 차로 끝났기에 두산으로서는 크게 아쉬웠을 장면이다.

6회 초, 두산은 또다시 긴 이닝을 보냈다. 선두타자 로하스가 이병헌을 상대로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장성우가 우익수 방면에 큰 타구를 띄워 보내면서, 본인은 아웃되었지만 로하스를 3루에 안착시켰다. 1사 3루 상황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왔다. 강백호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잡아당기는 스윙 대신 짧고 간결하게, 컨택을 만들어내기 위한 스윙을 이어갔다. 그는 이병헌의 직구를 받아쳤고, 좌익수 앞 안타를 뽑아냈다. 3루 주자 로하스가 홈으로 들어오며 1:0. 다시 한번 kt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긴 이닝을 보낸 것이 무색하게, 두산은 6회 말 삼자범퇴로 3타자만에 이닝을 교대해야 했다.

7회 초, 1사 상황에서 kt 배정대의 안타가 나왔다. 두산의 마운드를 지키던 김강률이 심우준을 삼진으로 돌려보냈으나 견제 송구 실책으로 1루 주자였던 배정대에게 2루를 내줬다. 타석에 들어서 있던 정준영에게 볼넷을 내주자, 두산 벤치는 결단을 내렸다. 가장 강력한 카드, 마무리 투수 루키 김택연을 올렸다. 60경기에서 65이닝, 3승-2패-4홀드-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78탈삼진, WHIP 1.26을 기록한 김택연은 두산이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반드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야 했던 두산은 7회에 김택연을 올리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은 KBO 최고의 타자 로하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닝을 정리했다.

7회 말, 두산의 공격은 짧았다. 삼진 2개와 땅볼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가 올라갔고, 허무하게 이닝을 넘겨야 했다. 7회까지 kt의 마운드를 지킨 벤자민은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의 눈부신 피칭을 선보이며 두산의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김택연은 9회 초 종료 시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앞세워 2.1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득점 지원을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두산의 타선은 루키의 활약에 호응하지 못했다. 8회 말, 벤자민에 이어 등판한 고영표에 또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내줬다. 9회 말에는 5위 결정전부터 3연투를 이어오고 있는 박영현이 등판했다. 오재일의 호수비로 선두타자 이유찬이 아웃됐고, 정수빈이 우익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2사 상황에서 김재호의 타석에 대타 박준영이 들어섰다. 그러나 삼구삼진으로 아웃되면서 1:0으로 경기 끝. kt가 승리하면서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이 이뤄졌다.

두산은 시리즈에서 단 하나의 득점도 얻어내지 못하며, 역대 최초 4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8이닝 무득점의 불명예를 쓰게 됐다. 구원 투수들이 전력을 다해 실점을 막아냈지만, 타선의 심각한 부진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키 포인트는 치열한 투수전 사이 돋보인 kt의 집중력이었다. 실점 위기 상황에서 kt는 좋은 수비를 보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황재균, 로하스, 오재일의 호수비가 돋보였다. 기존의 스타일 대신 승리를 위한 타격을 보여준 강백호도 인상적이었다.

두산의 타선은 얼어 붙었고 벤치에서도 손을 쓸 수 없었다. 루키 김택연의 2.1이닝 무실점 투구는 빛이 바랐다. 반면 kt는 투타 모두 좋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선발투수 벤자민의 완벽투가 큰 힘이 되었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5일 LG 트윈스와 잠실에서 맞붙는다. 과연 kt는 작년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LG는 1차전 선발투수로 디트릭 엔스를 예고했다. kt는 아직 선발투수를 예고하지 않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T위즈 LG트윈스 두산베어스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 야구 기사를 포스팅하는 시민 스포츠기자입니다. LG 트윈스 위주로 프로야구 기사를 작성하고, 고교야구를 중심으로 아마추어 야구를 취재합니다. 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구단과 선수의 진심과 정확한 팩트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시, 소설, 영화 중심의 문화/문학 기사도 송출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