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칩스_GUMX

러브칩스_GUMX ⓒ 염동교


제1회 러브 칩스 페스티벌이 9월 28, 29일 양일간 인천 상상플랫폼 야외광장에서 열렸다. 검엑스와 낫씽즈 카브드 인 스톤(Nothing's Carved In Stone), 헤이 스미스(HEY-SMITH) 같은 한일 밴드가 소속된 러브 칩스 인터내셔널(LOVE CHIPS INTL)이 주최했다. 러브 칩스는 지난 4월 성황리에 열린 라우드 브릿지처럼 한일 밴드 신 교류의 장이자 록 마니아들의 집결지가 됐다.

9월 28일 토요일 공연에는 한국 펑크 록의 대들보 크라잉 넛과 검엑스, 개러지 록의 주축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베테랑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용원을 필두로 한 검엑스는 러브 칩스 인터내셔널의 중핵이자 한일 밴드 문화의 가교로 맹활약 중이다.

1990년대 말 한국에서 와이투케이(Y2K)란 이름으로 활동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마츠오 형제의 스완키 덩크(SWANKY DANK)도 무대에 올랐다. 또 데뷔 30주년에 다다른 여성 듀오 퍼피(PUFFY)와 멜로딕한 팝 펑크를 들려주는 노던 19(Northern 19) 등 일본 뮤지션들이 다채로운 음악색을 드러냈다. 토이 '뜨거운 안녕'을 부른 것으로 유명한 로커 이지형(E Z HYEONG)은 독특한 음색으로 'Running Man'을 비롯한 멋진 곡을 관객에 선물했다.

펑크 에티튜드 선보인 사람들

 러브칩스_coldrain

러브칩스_coldrain ⓒ 염동교


29일 일요일, 둘째 날에도 열기는 여전했다. 일본 국가대표 메탈 코어 팀인 크로스페이스(Crossfaith)와 콜드레인(coldrain)은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넥스 페스트(NEX_FEST)에서처럼 화끈했다. 격정적인 메탈 음향에 자연스레 서클핏과 모쉬핏, 깃발존이 형성됐고 관객들은 부상 없이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나갔다.

2012년 결성한 일본의 대세 밴드 하루카미라이(harukamirai)는 제약 없는 퍼포먼스로 펑크 그 자체를 재현했다. 빨강 머리 보컬 하시모토 마나부(Hashimoto Manabu)와 키스 문처럼 폭발적인 연주에 스테이지 다이빙까지 한 드러머 코마쓰 켄타(Komatsu Kenta), 철제 기둥으로 이뤄진 세트 위를 성큼 올라간 기타리스트 세키 다이치(Seki Daichi) 모두 펑크 애티튜드를 몸소 증명했다.

 러브칩스_YB

러브칩스_YB ⓒ 염동교


피날레를 장식한 YB(윤도현밴드)는 한국 록계의 큰형님다운 중후하고 강력한 공연을 선보였다. 'It Burns'와 'Stay Alive' 같은 강성 넘버로 내년 발매 예정인 메탈 앨범을 예고했고, '사랑 Two'와 '너를 보내고' 같은 히트곡 메들리로 관객과 호흡했다. 어느 외국인 가족은 '나는 나비'와 '흰수염고래'를 열심히 따라 불렀다.

인천항과 맞닿아있는 공연장은 마치 항구에서 펼쳐지는 록 페스티벌처럼 이색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선한 바람이 실어 나른 바다 내음이 실려 왔다. 거울처럼 생긴 커다란 화면엔 아티스트 클로즈업이 생생하게 실렸고, 전반적인 무대 연출도 훌륭했다. 해초 모양의 구조물이 바다와 항구를 이미지화했다.

 러브칩스페스티벌

러브칩스페스티벌 ⓒ 염동교


검엑스 리더 이용원은 대중음악 웹진 이즘(IZM)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밴드가 활발히 소통하며 양국 밴드 신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라우드 브릿지와 러브 칩스 페스티벌을 기획·실행하고 직접 퍼포머로 나섰다.

개성 넘치는 밴드와 '록에 진심인' 관객이 모인 러브 칩스의 첫 번째 장은 성공적이었다. 보편적이고 대중적 성격의 뮤직 페스티벌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러브 칩스처럼 콘셉트와 정체성이 확고한 이벤트도 필요하다. 음악인과 마니아가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 축제 러브 칩스의 2025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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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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