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웨이 아웃’ 스틸컷
디즈니+
이렇게 달콤한 유혹이 또 있을까. 투자 사기를 당한 형사 백중식(조진웅)은 자기 삶이 서서히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아무리 뒤져도 사기꾼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시작된 무너진 삶은 사건만 해결하면 한 번에 복원될 것 같았지만, 실마리가 하나둘 모습을 감추자 점점 초조해진다. 중식은 이 지옥 같은 하루가 영원히 반복될지 모른다는 악몽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아는 눈치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나타난 현금 10억 원을 모른 척하기 힘든 이유다. 중식이 아닌 누구라도 손을 댈 만한 유혹이다.
디즈니+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에게 걸린 200억 원의 공개 살인 청부 사건을 중심으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국호는 살기 위해, 형사들은 폭력 사건을 막기 위해, 호산시장 안명자(염정아)는 재선을 위해, 변호사 이상봉(김무열)은 재건축 진행을 위해, 도축업자 윤창재(이광수)는 현상금을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중식은 유혹에 넘어간 자신의 선택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한다. 이들의 고민에 대의나 윤리는 어디에도 없다.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개인의 욕망을 위해 벌이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만 있다.
전통 악인 벗어난 캐릭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