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포스터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오는 4일 팀 버튼이 36년 만에 영화 <비틀쥬스>의 후속작 <비틀쥬스 비틀쥬스>로 돌아온다.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유령과 대화하는 영매로 유명해진 '리디아'와 그런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10대 딸 '아스트리드'가 주인공이다. 방황하던 아스트리드가 함정으로 저세상에 빠지자, 리디아가 딸을 구하려 '비틀쥬스'를 소환하는 이야기다.
유령, 영매, 저승, 죽음. 팀 버튼은 주로 이렇게 오싹한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 왜 그는 이런 소재의 영화를 창작하는 것일까. 그의 데뷔작 <빈센트>를 보면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팀 버튼의 단편 영화 <빈센트>는 겉으로 얌전한 아이처럼 보이는 빈센트가 실제로는 잔혹한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작중 빈센트는 고모를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 고문하거나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마당에 묻는 등 다소 가혹한 행위를 상상한다. 이런 극단적인 상상은 아이가 쓰러진 채 에드거 앨런 포의 시 '갈까마귀'를 읊는 것으로 이어진다.
빈센트는 힘없는 목소리로 천천히 에드거 앨런 포의 '갈까마귀(The Raven)'에서 나온 구절을 웅얼거렸어요. "그림자에서 빠져나와 바닥 위에 떠 있는 채로 누워있는 나의 영혼은 절대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젠 끝이야." (영화 <빈센트> 中)
'갈까마귀'는 팀 버튼 영화에서 종종 등장한다. 이는 변방에 있는 이들을 은유하는 소재이자 다름과 특별함의 상징이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모자 장수가 앨리스에게 "갈까마귀와 책상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를 반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의 답이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팀 버튼은 이러한 장면을 통해 세상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고 말한다.
영화 <아담스 패밀리>를 각색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웬즈데이>에서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는 시구 '네버모어(Nevermore)'에서 따온 '네버모어 아카데미'다. 학교에는 흡혈귀, 늑대인간, 세이렌 등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이러한 설정은 괴짜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