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은메달을 차지한 오예진(오른쪽)과 김예지가 시상대에서 웃음을 짓고 있다. 2024.7.28
연합뉴스
김예지 선수는 여러 차례 '후배들의 좋은 환경'을 강조했습니다. 후배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기에 그랬을까요.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딴 오예진 선수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예진 선수는 제주여상 출신입니다. 오 선수와 파리올림픽을 함께 한 홍영옥 국가대표 코치도 제주여상 출신으로 오 선수의 고교 시절 스승이었습니다. 홍 코치는 KBS제주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우리 제주도에 25m 사격장에 있었더라면 오예진 선수가 올림픽 25m 종목에도 충분히 참가할 수 있었다"면서 "그 부분이 좀 아쉽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주에는 전국 사격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80개의 사대(사격을 행하는 장소)를 갖춘 경기장이 없습니다. 제주고등학교에만 유일하게 60개의 사대만 있을 뿐이지, 제주여상은 고작 12개의 사대뿐입니다. 제주에서 가장 사대가 많은 제주고등학교조차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10m만 가능해 25m와 화약권총 사격은 불가능합니다.
오예진 선수는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제주도에는 화약권총 사격장이 없어서 선수들이 넓게 훈련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주도가 좁다 보니까 다양하게 훈련을 하기도 어렵고, 그런 불편함이 좀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 선수는 작년까지만 해도 지은 지 40년이 넘은 사격장에서 걸핏하면 오류가 발생하는 표적지를 상대로 사격 훈련을 했습니다. 만약 홍 코치의 말처럼 오 선수가 제주여상 시절에 25m에서 제대로 훈련했더라면 파리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딸 수 있지도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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