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통의 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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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관>은 오랫동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인도네시아 감독 '조코 안와르'의 신작이다. 한국에는 <임페티고어>, <군달라: 슈퍼히어로의 탄생>, <사탄의 숭배자>로 알려졌다. 2012년 이구치 노보루, 에릭 마티와 옴니버스 단편을 확장한 장편이다. 심리 스릴러적 관점과 인도네시아 특유의 종교관을 더해 이국적인 공포를 만끽하기 충분하다.
빵집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단란한 가족을 이루던 시타(파라디나 무프티)는 눈앞에서 부모를 잃는다. 이후 오빠 아딜(레자 라하디안)과 단둘이 세상에 던져진다. 다행히 후원으로 운영되는 기숙학교에서 생활하게 되었지만 아딜은 이사장의 성추행으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남매는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도망치고 세월은 흘러 성인이 된다.
부자들만 모이는 요양원의 간호사로 일하게 된 시타와 장의사로 일하는 아딜. 그날 이후 시타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며 종교 자체를 불신한다. 환영은 뇌에 산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부정하기에만 열중한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이유도 가장 나쁜 놈을 찾아 그 관에 들어가기 위함이다. 지옥에 떨어지기 전 무덤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과정을 담아 증명하려고 한다.
시타는 고통의 관은 없고 종교가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라며 시체와 함께 캠코더 하나만 들고 관 속에 들어간다. 하지만 진짜인지 망상인지 알 수 없는 환영이 시작되고 시타는 예상치 못한 끔찍한 공포와 마주한다.
▲영화 <고통의 관> 스틸IMDB
영화를 보는 내내 무덤에 함께 갇힌 답답함과 폐쇄적인 공포가 조여오는 가운데 무슬림의 사후세계를 알아가는 독특한 경험이 신선하다. 초자연적 현상에 압도당하는 상황은 <곤지암>이 떠올랐으며, 요양원의 노부부 에피소드는 고어적이고 자극적이라 주의가 필요할 만큼 끔찍함도 동반한다. 반대로 무슬림의 이해가 떨어지는 비종교인의 진입장벽이 높아 생경하게 느껴지기도 하겠다.
그럼에도 하드캐리 '시타'의 아역, 성인 배우 모두 매력적이라 몰입도가 상당하다. 여성이자 동생인 시타가 오빠 보다 강인한 성품을 가졌으며 뭐든 진취적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흥미로웠다. 무슬림을 스스로 거부하며 사회 부조리, 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는 모습은 독립적이고 주도적이다. 다만 결말은 어쩌면 계몽적이기까지 한데 각자의 믿음으로 해석해 볼 만하다.
참고로 '조코 안와르'의 작품에 관심이 생긴다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호러 7부작 '조코 안와르: 나이트메어 앤 데이드림]' 추천한다. 인도네시아판 <환상특급>이라 불리는데 SF,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를 다양하게 만나볼 기회다. 인도네시아의 생활, 종교, 가치관 등을 만나보는 색다른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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