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스넬의 체인지업 투구 분포도(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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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스넬이 사이영상 수상에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인 실점 위기에서 유독 강했던 모습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지난해 스넬이 리그 최저 평균자책점(2.25)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득점권 상황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면서 훨씬 더 정교한 커맨드로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 코스를 공략하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실점 위기에서 정중앙에 몰리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경우가 잦아졌고 스넬의 주 무기인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역시도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로 인해 볼넷을 자주 내주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포심 로케이션 조정과 위력 되찾은 체인지업
이처럼 극심한 부진과 부상에 시달렸던 스넬이 7월 이후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비결은 포심 패스트볼의 로케이션 조정 덕이다.
지난 시즌 스넬은 빠른 볼카운트 상황에서는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 전 지역에 고르게 던졌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는 포심 패스트볼의 라이징 무브먼트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이 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올 시즌 초반에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포심 패스트볼을 바깥쪽 높은 코스 위주로 투구하는 모습이었다. 상대 타자들이 이런 투구 패턴을 간파하면서 스넬의 포심 패스트볼은 결정구로서의 위력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7월 이후 스넬은 우타자 상대 시 빠른 볼카운트 상황에서는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 전 지역에 비교적 고르게 투구하고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도 허를 찌르는 몸쪽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지난 시즌처럼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또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시즌 초반에 비해서 크게 개선된 것 역시 부활의 원동력이 되었다. 체인지업이 우타자들의 바깥쪽 낮은 코스로 날카롭게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하이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상대 타자들은 타격 타이밍을 빼앗겼다. 7월 이후 스넬의 체인지업은 지난해 위력을 완벽하게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