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KBS N스포츠는 공식 홈페이지에 “시청자 여러분들과 야구팬 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케이비에스엔
프로야구 중계 도중 '성희롱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기호 스포츠 캐스터가 결국 회사로부터 대기발령 조치를 받으며 중징계 수순을 밟게 됐다. 8월 2일 KBS N스포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과 야구팬 여러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여기서 KBS N은 "8월 1일 한화-KT의 야구경기 중계 중에 있었던 캐스터의 문제 발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당사자에 대해 즉각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고 인사위원회 회부 절차에 착수했으며 본인에게 배정된 야구 방송 진행을 중단시켰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들과 야구팬들 여러분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라고 공지했다.
KBS N에서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로 활동해 온 이기호 캐스터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던 도중 부적절한 망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명백한 성희롱" 비판 쏟아져
한화 팬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 야구팬이 '여자라면 최재훈(한화)'이라는 응원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펼쳐놓고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이기호 캐스터는 갑자기 중계의 맥락과 무관하게 해당 문구를 인용하며 "저는 여자라면이 먹고 싶네요. 가장 맛있는 라면이 아닐까"라는 돌발 발언을 날렸다. 당황한 해설자는 답을 하지 못하고 멋쩍은 웃음을 터뜨리며 적당히 농담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마침 문제의 발언이 나오던 시점에 KT 타자 황재균의 내야플레이가 나왔고, 관중들의 큰 함성에 묻히면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내뱉은 이기호 캐스터의 발언은 선명하게 들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야구 중계를 시청하던 팬들은 찰나의 순간에 지나간 이기호 캐스터의 망언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실시간 온라인을 중심으로 '명백한 성희롱'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건의 빌미가 된 해당 응원 문구를 작성한 팬도 방송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곧바로 중계진을 찾아가 불쾌감을 드러내며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팬은 당일 저녁 온라인 한화 이글스 팬카페에 직접 글을 올려 "PD와 캐스터에게 사과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해당 팬은 스케치북과 응원 문구는 본인이 만들었고, 방송 화면에 잡힌 여성 팬은 지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팬은 사과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문제의 해당 장면을 티빙 영상에서 잘라내기, 다음 중계에서 말실수한 내용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팬은 응원해 준 누리꾼들에게 "두 가지 조건이 지켜지는지 같이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기호 캐스터는 이날 경기 후반에 해당 발언에 대하여 사과했다. 이 캐스터는 "초반에 부적절하지 못한 언어를 사용했던 것 같다. 그것에 대하여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팬에게도 경기가 끝나고 직접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