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상영된 부천영화제 '토요단편의 기억과 회복' 특별전 끝나고 이어진 포럼에 참석한 감독들. 왼쪽부터 육정학 평론가(사회), 장길수 감독, 최정현 감독, 이정국 감독, 강제규 감독, 김경식 감독
부천영화제 제공
1980년대 20대 파릇파릇한 나이에 새로운 영화를 꿈꾸던, 그래서 지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영화의 토대를 만든 중년의 영화인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8일 저녁 부천 CGV 소풍에서 진행된 '토요단편의 기억과 회복' 특별전은 1980년대 한국 영화운동의 토대가 됐던 단편영화의 역사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번 특별전 상영작은 7편으로 <강의 남쪽>(장길수 감독), <뫼비우스의 딸>(김의석 감독), <방충망>(최정현 감독), <땅밑 하늘공간>(강제규 감독), <백일몽>(이정국 감독), <상흔>(최정현 감독), <터널>(김경식 감독) 등이었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1980년대 토요단편에 상영된 작품이라는 점이다. 토요단편은 1982년 9월 4일 시작해 1986년 12월 13일까지 4년 3개월간 프랑스문화원에서 진행됐던 단편영화 발표회였다.
이를 만들었던 사람은 당시 프랑스문화원 영사기사였던 고 박건섭 부천영화제 부집행위원장(2022년 1월 별세). 영화를 좋아하는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프랑스문화원을 오가며 검열받지 않은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던 당시, 이들이 제작한 단편영화가 하나둘 만들어지던 모습을 보던 박건섭은 창작 의지를 북돋기 위한 목적으로 매주 한편씩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었다.
처음은 외국영화로 시작했으나 이후 영화 청년들이 만든 한국 단편영화 상영도 점차 늘어났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173회 상영에서 외국작품 162편과 한국 단편영화 136편이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영화의 경우 이장호 감독 <바보선언> 예고편, 정지영 감독 <추억의 빛> 등이 상영되기도 했는데, 순수 단편영화는 88명의 영화학도가 만든 126편이었다.
박건섭과 프랑스문화원에 대한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