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매니저 A씨가 홍보영상에서 보여 ‘남성 비하’ 논란이 일은 집게 손가락.
르노 코리아 유튜브 영상 갈무리
신차 홍보 영상에 '남성 혐오' 제스처가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달 29일 르노코리아는 공식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홍보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는 한 여성 매니저가 신차를 소개했고 그 과정에서 '집게 손' 모양을 취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남성 비하를 상징하는 손동작'이라고 비난했다. 회사 측은 영상을 삭제한 후 사과문을 게재했다. 직원 또한 해명문을 내놓았으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직원의 신원을 캐내거나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근 '집게 손'이 터지면 회사가 사과하고 직원을 징계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이 됐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집게 손' 광풍에 벌써 GS리테일, 전쟁기념관, 동서스타벅스 RTD, 카카오, 넥슨 등 여러 기업이 사과한 바 있다. CNN이 '왜 한국 기업은 손동작에 불안해하냐'고 비판한 지도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페미니즘 사상 검열'은 횡행하고 있다.
또 '집게 손'... 피해는 여성 노동자의 몫
논란이 커지자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논란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최근 발생한 당사의 사내 홍보용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조사위원회 결과 도출 전까지 당사자의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해당 직원은 "저의 불찰로 불편함과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영상 제작 시 더 세심하고 주의 깊게 행동하고 확인을 해야 했는데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저는 일반인이고 그저 직장인"이라며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영상 콘텐츠에서 문제가 되는 어떤 행동을 의도를 가지고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입장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사태에 불을 지핀 건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의 반응이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해당 직원의 신상 정보가 털렸고 심각한 욕설과 함께 회사 측에 해고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영상에서 '집게 손' 동작을 취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회사와 직원의 사과문에도 불구, 여러 커뮤니티에선 제품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는 게시글까지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반응을 두고 일부 언론사에서 '집게 손 논란으로 신차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남초 커뮤니티에선 이를 다시 인용해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번에 제대로 불매 운동을 해야 '남혐 논란'의 심각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집게 손'은 여성 혐오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