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작 영화를 소개하는 '메이드 인 광주' 섹션 상영작 관객과의 대화 모습
성하훈
올해 광주독립영화제 흥행에서 도드라진 것은 '광주영화'였다. 개막작과 폐막작이 모두 광주에서 제작된 장편 영화였다. 개막식과 개막작 상영은 예년보다 늘어난 관객으로 북적였고, 마지막 5.18 수배자 윤한봉 선생을 소재로 한 폐막작 <진달래꽃을 좋아합니다>는 상영 하루 전부터 매진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정된 좌석에 그 이상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통로에 보조 의자 설치를 고민할 정도였다. 지역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광주영화'에 대한 관객의 집중도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5.18 영화는 광주독립영화제의 상징과도 같다. 한 해 광주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서 제작된 5.18 영화를 선보였는데, 민중항쟁의 도시로서 5.18 광주의 정체성을 영화제가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KBS 광주가 제작해 지역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 1980, 로숑과 쇼벨 >은 1980년 광주를 취재했던 외신기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미공개된 5.18 사진들을 공개한 영화였다. 연출을 맡은 김무성, 김재형 감독은 GV(관객과의 대화)에서 TV상영과는 다르게 관객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광주독립영화협회 오태승 대표는 "대부분의 상영작이 우리 지역 작품으로 채워진 게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최지원 집행위원장도 "지역 영화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상영작 중 광주 영화가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광주의 창작 열기는 눈에 띌 정도였다.
대학에 영화전공 학과가 없어 창작 기반이 약한 현실에서 이뤄낸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지역 영화인들의 노력도 컸다. 개막작인 송원재 감독의 <내 이름>이 대표적이었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친구의 이름을 빌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을 담았다. 광주독립영화제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의 제작 지원으로 받은 4천 500만 원으로 완성한 영화였다.
배우 캐스팅비도 안 되는 예산이다 보니 모든 것을 지역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열연했다는 것도 특별하다. 이는 최지원 집행위원장이 이끄는 시민극단 원테이크 단원들이 참여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영화인의 밤' 행사 때 여러 배우가 감독들을 찾아다니며 프로필을 돌리는 모습은 다소 이색적이었다. 지역 영화에 대한 갈망을 엿볼 수 있는 풍경으로, 지역 독립영화제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역영화 성장의 바탕은 영진위 지원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