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리와 친구들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스틸컷
디즈니코리아
감정의 의인화라는 소재로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낸 2015년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속편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했다. 이번에는 사춘기를 경험하는 주인공 '라일리'가 겪는 불안, 부러움 등 새로운 감정들을 내세워 전편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 속편은 로튼토마토 평점 92%를 기록하며 비평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냈고, 전미·국내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 2>가 전달하는 위로의 메시지와는 별개로, 이 영화의 성공은 탐탁지 않다. 그 이면에 숨은 디즈니·픽사의 인종주의 때문이다.
지난 5월 30일, 블룸버그지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회장 짐 모리스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보다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리스 회장은 2021년 영화 <루카>나 2022년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 등을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작품 예시로 언급한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이탈리아계·중국계 인물을 다룬 '비 영미권 이야기'다. 그리고 둘 다 기반 IP나 전작이 없는 '오리지널 영화'이기도 하다. 모리스 회장의 이러한 선언은 기존 영화들의 속편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인사이드 아웃 2>는 여지없는 그 첫 발짝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리스 회장의 논거에는 한계가 있다. 당장 2023년 영화 <엘리멘탈>은 한인계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지만 7억 3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반면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스핀오프 <라이트이어>는 2억 2천만 달러의 미진한 기록에 그쳤다. 그런데도 모리스 회장이 픽사 운영에 있어 위와 같은 방향성을 제시한 이유에는 적잖은 인종주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미권 백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사이드 아웃 2>는 대중 친화적이지만 아시아권 소녀를 내세운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국소적이라고 판단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백인을 인류의 기본 상태로 가정하는 이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관성적인 인종주의로의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