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한편, 도벽 외에 다른 문제도 포착됐다. 게임을 하고 싶다고 보채던 금쪽이는 갑자기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며 막무가내로 행동했다. 폭력을 행사하더니 물건을 집어던졌고, 급기야 발로 엄마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대개 죄책감에 움찔하기 마련인데 가차 없는 모습"이었다며, "엄마의 고통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말에 엄마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현재 'ADHD' 증상이 확실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ADHD의 빈번한 행동 문제 중 도둑질과 거짓말이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 예측을 못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은영은 ADHD로만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ADHD 증상이 있는 아이들 모두가 금쪽이처럼 도벽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와 한 차례 갈등을 겪은 금쪽이는 다짜고짜 집을 나가려 했고, 엄마는 필사적으로 붙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금쪽이는 집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무작정 내달렸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금쪽이에게 '틱'이 발견됐다. 반복적인 목 꺾기, 얼굴 찡그림, 소리내기 등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이었다. 오은영은 '투렛 증후군'이라 판단했다.
틱의 대표적인 원인은 ①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불안과 ②도파민 과다 상승이다. 즉, 금쪽이는 현재 심리적 불안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불안이 높으면 겁도 많을 텐데 일상에서는 겁 없이 행동한다는 게 의문이었다. 주말 오후, 축구장에서 운동을 하던 금쪽이가 휴식 시간을 틈타 사라졌다.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얼마 후, 금쪽이는 어김없이 문구점에서 포착됐다.
"ADHD 증상으로 많은 걸 설명할 수 있다면 차라리 낫습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거침없고 대담한 행각을 지켜본 후 재차 "금쪽이는 ADHD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ADHD 아이들이 도둑질과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잘못을 인지하고 있지만 충동 조절이 안 될 뿐이지만, 금쪽이의 행동은 계획적이었다. 필요 없는 물건을 훔치는 이유는 긴장의 고조와 이완을 이용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다시 말해 훔쳤을 때의 만족감을 얻는 게 목표였다.
늦둥이라 너무 오냐오냐했기 때문일까. 오은영은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면 미리 예산을 정하고 소비하는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달라는 족족 드러주게 되면 떼를 쓰면 통한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므로 결국 인내심과 한계를 배울 수 없기 마련이다. 한계를 배우지 못하면 이후 한계에 봉착했을 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려 들 것이 뻔하다. 금쪽이의 경우처럼 말이다.
감정만 남아 있고 교육은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