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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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득점의 주인공은 월드클라쓰 사오리였다. 동료 나티의 절묘한 패스를 넘겨 받은 사오리는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한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개벤져스의 골문을 가르는 데 성공했다. 뒤이어 터진 득점 역시 월드클라쓰의 차지였다.
전반 종료 직전 사오리의 킥인을 넘겨 받은 나티는 왼발로 낮게 깔아 찼고 공이 스핀을 먹으면서 골키퍼 조혜련을 뚫고 그대로 골로 연결된 것이다. 사실상 4강전 승부는 여기서 판가름이 난 셈이었다. 후반 5분 무렵 김혜선이 만회골을 넣으면서 개벤져스 쪽으로 잠시 분위기가 넘어 오는 듯했지만 사오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절묘하게 밀어 넣기에 성공하면서 세 번째 골을 완성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카라인마저 중거리 슛 득점으로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한편 월드클라쓰의 에이스, 사오리는 이날 2골을 추가하면서 <골때녀>에서만 총 21득점을 달성해 이현이(구척장신, 19골)를 제치고 <골때녀> 통산 득점 1위에 우뚝 올라섰다.
월드클라쓰, 물오른 개인 기량 vs. 1년 전 대비 정체된 개벤져스
▲SBS '골 때리는 그녀들'SBS
불과 1년 전(2023년 4월 방영 슈퍼리그)만 하더라도 월드클라쓰와 개벤져스는 대등한 전력 속에 승부차기로 승패가 갈렸을 만큼 접전을 펼쳤던 사이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두 팀의 간격은 크게 벌어졌다. 월드클라쓰는 슈퍼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때녀> 최강 전력팀으로 우뚝 올라선 데 반해 개벤져스는 챌린지리그 강등 후 방출, 컵대회 2경기 연속 완패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두 팀의 현재를 가른 결정적 차이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바로 '기량'의 차이였다. 지난해 중반 멤버 절반이 바뀌면서 월드클라쓰는 팀 워크, 포지션 운영 등에서 혼선을 빚었고 실전 경기에 익숙하지 못한 탓에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 전원의 기량이 향상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을 이뤄냈다.
이날 4강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타 팀 감독과 선수들도 인정할 만큼 월드클라쓰는 멤버들의 평균적인 개인기가 가장 탁월한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결과 <골때녀> 사상 첫 3관왕 도전에도 한 발짝 다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이번 패배를 끝으로 잠시 리그를 떠나게 된 개벤져스는 정반대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배성재+이수근 중계팀은 "마치 과거 1990년대 유럽과 맞붙는 한국 축구"라는 표현으로 현재의 개벤져스를 에둘러 표현했다. 이는 전반전 어느 정도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다가도 체력과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후반전 연이은 실점으로 경기를 손쉽게 내줬던 30년 전 대표팀 축구와 사뭇 닮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전력 보강이 거의 없었던 팀인 데다 선수단의 나이 또한 적지 않다보니 기술 및 체력 싸움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몇 달 <골때녀> 무대를 떠날 수밖에 없게된 개벤져스로선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면서 제2 창단에 버금가는 '전력 업그레이드'를 절실히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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