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서진이네2',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tvN '서진이네2',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 CJ ENM, JTBC, 에그이즈커밍, TEO

 
2024년 6월, 대한민국 TV 예능을 대표하는 PD 2인의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tvN과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연출자와 예능인으로 맹활약 중인 나영석 PD, MBC를 떠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를 차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 김태호 PD 두 사람의 신작 예능이 동시간대 방송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JTBC < My Name is 가브리엘 >과 28일 tvN <서진이네2>는 김 PD와 나 PD의 신작이라는 점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각 신규 예능(<가브리엘>)과 두 번째 시즌 작품(<서진이네2>), 종편 채널 vs. 케이블, 배우 중심의 캐스팅 등 닮은 듯 다른 특징을 지닌 두 프로그램으로선 피할 수 없는 자존심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비슷한 시간대 SBS와 MBC가 각각 금토 드라마를 편성해 운영 중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6월말 금요일 밤, 한마디로 'TV 전쟁'이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의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새 예능을 앞세운 나영석과 김태호, 두 거장의 자존심 대결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1년여 만에 돌아온 <서진이네2>, 이번엔 아이슬란드다
 
 tvN '서진이네2' 티저 영상의 한 장면.

tvN '서진이네2' 티저 영상의 한 장면. ⓒ CJ ENM, 에그이즈커밍

 
​지난해 <서진이네>는 멕시코 휴양 도시를 배경으로 한국식 분식집을 운영한 이서진 사장 이하 종업원(박서준, 정유미, 최우식, 방탄소년단 뷔)들의 좌충우돌 영업기로 재미를 안겨준 바 있다. 1년여 만에 두 번째 시즌으로 단장한 < 서진이네2>는 새로운 나라, 식재료로 다시 한번 손님 맞을 채비를 끝마쳤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유럽의 북단,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이다. 아이슬란드는 앞서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간 세끼> 등 나 PD 예능이 이미 몇 차례 찾아간 바 있는 곳으로 제작진 입장에선 어느 정도 익숙한 지역을 영업 장소로 선택했다. 일부 인원의 변동도 생겼다. 군 복무 중인 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밀수>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흽쓴 라이징 스타 고민시를 캐스팅해 약간의 변화를 도모했다.  

​지난 3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선 화기애해한 분위기 속 이뤄진 포스터 촬영 vs. 영업 종료 후 기진맥진 탈진한 출연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대비시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무조건 매출 우선"을 강조했던 '사장님' 이서진과 이에 맞서 복지를 강조하는 종업원들의 기상천외한 영업기가 이번에도 큰 재미를 책임질 전망이다.  

< My Name is 가브리엘 > 박보검+지창욱+염혜란... 그리고 박명수의 귀환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티저 영상의 한 장면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티저 영상의 한 장면 ⓒ JTBC, TEO

 
​MBC 퇴사 후 후배 PD들을 대거 영입하고 넷플릭스, tvN, ENA,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 김태호 PD 또한 해외 촬영으로 신작을 마련했다. 총연출자로 제작에 참여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와 더불어 또 하나의 여행 예능을 등장시키는 셈이지만 성격은 사 다르다.  

​배우 박보검-지창욱-염혜란, 댄서 가비, 그리고 예능인 박명수 등이 자신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는 지구촌 곳곳으로 찾아가 어느 누군가의 일상을 72시간 동안 대신 경험하면서 이를 영상에 담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꾸몄다. 상대적으로 예능 노출이 많지 않았던 배우들을 중심으로 <무한도전> 시절의 명콤비 박명수, 그리고 각종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예능감을 뽐내는 가비 등 다양한 캐스팅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기본 구성은 <무한도전> 아이템 중 하나인 '타인의 삶'(2011년 방영)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다. 당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시민과 멤버들이 서로의 자리를 맞바꿔 각자의 인생을 체험하는 내용은 당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단발성 소재로 활용되기엔 아쉽다는 평이 많았음을 기억하면 적절한 재활용으로 평할 만하다.  

자존심 회복, 절치부심의 계기 만들까?​
 
 tvN '서진이네2',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티저 영상의 한 장면.

tvN '서진이네2', JTBC 'My Name is 가브리엘' 티저 영상의 한 장면. ⓒ CJ ENM, 에그이즈커밍,JTBC, TEO

 
2000년대 한국 TV 예능의 대표 PD의 맞대결 성사는 여러모로 흥미를 안겨준다. 이와 더불어 두 사람 모두에겐 자존심의 회복, 절치부심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나영석 PD는 지난달 백상예술대상 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할 만큼 제작자보단 플레이어, 유튜브 기반 예능인으로서의 활약이 더 부각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야심차게 등장시켰던 <서진이네>는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선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뒷심 부족, 식당 운영에 대한 진정성 비판 등 쓴소리도 동시에 접하게 되었다. 연예인 힐링 예능에 대한 식상함까지 맞물리면서 잠시 나 PD표 예능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서진이네2>로선 전작의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한 시즌2가 될지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PD의 신작 < My Name is 가브리엘 >로선 확실한 한 방의 부재를 이번에는 채워줄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작사 TEO를 설립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예능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지만 <무한도전>과 초창기 <놀면 뭐하니?> 때 만큼의 파급력과는 아직 거리가 먼 상황이다.  

직접 연출자로 나섰던 <댄스가수 유랑단>은 반복된 내용의 연속이 식상함을 안겨준 데다 역시 회차를 거듭할수록 화제성을 상실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게다가 해외 여행 예능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연예인 출연진들의 현지 체험기가 큰 힘을 발휘할지에 대한 물음표도 존재한다. 김 PD 및 TEO로선 이와 같은 방해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서진이네2 MYNAMEIS가브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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