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담(사진 오른쪽)이 중국의 스밍을 상대로 펀치를 날리고 있다.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는 종합격투기 선수라면 모두가 바라는 꿈의 무대다. 그런만큼 세계 최고 MMA 단체로의 진출은 역시 쉽지 않았다. 'ROAD TO UFC 시즌 3'를 디딤돌 삼아 UFC 입성을 노리던 코리안 파이터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일단 '에피소드 1 & 2'에 출전한 한국선수 4명은 모두 고개를 떨궜다. 김한슬(33), 홍준영(33), 송영재(28), 서예담(32)은 18일(한국시간) 중국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PI) 상하이서 있었던 'ROAD TO UFC 시즌 3: 에피소드 1 & 2'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시즌 1에 이어 ROAD TO UFC에 두 번째 도전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37)의 제자 홍준영은 다시 한번 레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완패였다. 페더급(65.8kg)으로 내려온 지난 시즌 라이트급(70.3kg) 토너먼트 준우승자 하라구치 신(25·일본)은 12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하고, 12분여를 유리한 포지션에서 컨트롤했다. 홍준영은 레슬러에 맞설 대응 전략으로 니킥을 준비해왔지만 하라구치의 맷집을 뚫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정찬성의 제자 김한슬 역시 관문을 넘지 못했다. 박치기에 맞아 눈가가 찢어지는 악재 속에서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26·중국)에게 판정으로 역전패했다. 웰터급(77.1kg) 논토너먼트 경기에 출전한 장신의 김한슬은 1라운드에서 거리를 길게 가져가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답답해진 바터보라티가 거칠게 밀고 들어오자 주특기인 왼손 카운터를 적중시키며 다운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경기가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바터보라티는 놀라운 내구력으로 살아남았다. 2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박치기에 흐름이 뒤집어 진 것이다. 바하터보러가 왼손 펀치를 던지며 들어가 클린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머리가 김한슬의 얼굴에 부딪혔다. 이에 김한슬의 오른쪽 눈가에서 피가 나며 경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바하터보라티는 테이크다운에 성공하며 2라운드를 가져갔고, 3라운드에도 잽과 클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점수에서 앞서며 판정승(29-28, 29-28, 29-28)했다. 경기의 일부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는 하지만 박치기로 흐름이 뒤바뀌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예능 매미' 김동현(42)의 제자 송영재는 또 다른 일본 레슬러 카와나 마스토(29)에게 무너졌다. 카와나는 그레코로만 레슬링 일본 전국체전과 23세 이하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정상급 레슬러다. 송영재는 경기 시작부터 카와나의 레슬링 공세에 고전했다. 2라운드에는 카와나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강력한 펀치를 퍼부으며 흐름을 뒤집었다. 하지만 3라운드 카와나의 왼손 훅에 맞아 재역전을 허용했다. 송영재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피니시 위기를 벗어났지만 남은 라운드 내내 불리한 포지션에서 컨트롤 당하며 석패했다.
여성 스트로급(52.2kg) 토너먼트에 출전한 서예담은 불의의 일격에 맞아 패배했다. 태권도 검은띠 스밍(29·중국)이 왼발 스위칭 헤드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니킥이 서예담의 턱에 적중됐다. 서예담은 쓰러졌지만 가까스로 의식을 잃지 않고 스밍의 그라운드 앤 파운드와 서브미션을 방어했다.
서예담 특유의 맷집과 정신력이 돋보인 대목이었다. 심기일전한 그녀는 2라운드에 접어들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 라운드 내내 상대를 그라운드에서 컨트롤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라운드에서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며 혹시나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지만 판정단은 만장일치로 스밍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중국은 2명의 우승자와 3명의 결승 진출자를 배출한 시즌 2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8명이 출전한 중국은 7승 1패를 기록했다. 유일한 패배도 중국 선수끼리의 대결에서 나왔다. 신흥 격투 강국으로서의 위세가 돋보이고 있다. 더불어 일본도 2승 1패와 1부전승을 통해 전통적 강호의 자존심을 챙겼다. 이에 따라 ROAD TO UFC 시즌 3 준결승 진출자는 페더급 중국 2명, 일본 2명, 여성 스트로급 중국 3명, 일본 1명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