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KIA가 임시 선발투수가 등판한 경기에서 이틀 연속 NC를 꺾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8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0안타를 때려내며 7-2로 승리했다. '불펜데이'로 치른 17일 경기에서 7-4 승리한 KIA는 18일 경기에서도 깔끔한 승리를 따내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고 16일까지 1경기 차 2위로 쫓아오던 NC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28승1무16패).

KIA는 12일 두산 베어스전 부상교체 이후 선발라인업에 복귀한 김도영이 3안타2타점1득점1도루로 맹활약했고 4회 무사만루에서 내야안타를 기록한 박찬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KIA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좌완 영건 이의리의 부상으로 선발 두 자리가 비어 있는데 4월 말부터 대체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이 선수가 4번째 선발등판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올해로 프로 3년 차를 맞는 우완 황동하가 그 주인공이다.

대체선발로 시작해 '반전' 이룬 선수들

각 구단들은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구위와 좌우균형 등을 고려해 시즌을 꾸려 갈 5명의 선발투수를 정한다. 하지만 감독이 구상한 5인 로테이션이 시즌 내내 원활하게 돌아가는 구단은 거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구단들은 기존 선발진의 갑작스런 공백에 대비해 언제나 비상시에 투입할 예비 선발투수를 준비해 둔다. 그리고 때로는 기존 선발투수를 대체한 예비 선발투수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지거나 그 선수의 운명이 바뀌기도 한다. 

대체선발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현역시절 '느림의 미학'으로 불렸던 유희관(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다. 전역 후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던 유희관은 2013년 5월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담증상을 호소한 더스틴 니퍼트의 대체선발로 등판해 5.1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내며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리고 유희관은 은퇴할 때까지 8년 연속 두 자리 승수와 통산 101승, 한국시리즈 3회 우승 같은 화려한 커리어를 써내려 갔다.

작년 LG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한 임찬규 역시 작년 시즌이 시작할 때는 이민호와 김윤식,강효종에 밀려 선발 로테이션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3선발로 낙점된 이민호가 부진하면서 4월16일 두산전부터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고 30경기에서 1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3.42로 토종 선수 평균자책점 4위, 다승 1위로 맹활약했다.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임찬규는 LG와 4년50억 원의 FA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입단 당시부터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잠수함투수로 주목 받았던 엄상백(kt 위즈)은 kt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21년까지 확실한 보직을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2022년에도 불펜으로 시즌을 출발한 엄상백은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2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선발로 투입됐고 2022년 11승2패 2.95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승률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포수 나종덕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투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나균안 역시 대체선발로 시작해 붙박이 선발로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투수다. 2022년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한 나균안은 5선발 김진욱이 심한 기복을 보이자 5월 중순부터 선발기회를 잡았다. 나균안은 2022년 선발투수로 13경기에 등판해 3승6패에 머물렀지만 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작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대체선발' 황동하, 4번째 선발경기서 첫 승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 정읍에 위치한 인상고를 나온 황동하는 고교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을 유급하며 2019년 마운드에 서지 못했고 2020년 하반기부터 인상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KIA는 인상고의 에이스로 좋은 활약을 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인 황동하를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지명했고 계약금 4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황동하는 입단 첫 해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수업을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에 등판한 황동하는 55.2이닝을 던지며 6승2패5.34의 성적을 올렸다. 작년에는 17경기에서 81이닝을 소화하며 6승5패3.78로 한층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작년 5월 1군 무대에 데뷔한 황동하는 6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13경기에 등판했지만 1군 성적은 승리 없이 3패 6.61로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황동하는 3경기에서 4이닝 무자책 투구를 했지만 4월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KIA는 이의리 부상 이후 김건국을 대체 선발로 활용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고 같은 기간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1승2패3.14로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던 황동하를 다시 호출했다. 그리고 황동하는 4월27일 LG전부터 4경기 연속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다.

시즌 첫 선발등판 경기에서 3.2이닝5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한 황동하는 5월에 열린 3경기에서 연속으로 5이닝을 투구하며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지난 12일 SSG랜더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2피안타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인 황동하는 18일 NC전에서도 5이닝 동안 98개의 공으로 5이닝을 책임지면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1회 맷 데이비슨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딱히 흠 잡을 곳 없는 호투였다.

KIA에는 올 시즌 12세이브를 기록 중인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좌완듀오' 최지민과 곽도규, 우완 전상현,장현식 등 탄탄한 불펜진을 갖추고 있다. 팀 타율 1위(.295)의 타선 역시 많은 득점지원을 해주고 있다. 황동하로서는 마운드에서 5이닝만 책임져도 충분히 승리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KIA의 선발진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현재 황동하에게 선발잔류의 좋은 기회가 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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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타이거즈 황동하 데뷔첫승 대체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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