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재 10개 구단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625의 승률(25승15패)로 승패마진 +10을 기록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다. KIA는 윌 크로우와 이의리 등 주축투수들의 부상으로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4월 9일 선두로 올라선 이후 한 달 넘게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KIA는 현재도 공동 2위 그룹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에게 2경기 앞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기세가 좋은 팀은 단연 파죽의 8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다. 지난 2일까지 1위에 무려 7경기 뒤진 7위에 머물러 있던 두산은 LG트윈스와의 어린이날 시리즈를 시작으로 내리 8연승을 기록하며 5위로 치고 올라왔다. 순위는 여전히 5위지만 1위와의 승차가 2.5경기, 2위 그룹과의 승차는 단 반 경기에 불과해 언제든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단독선두 KIA와 8연승의 두산은 14일부터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시즌 두 번째 3연전을 치른다. 지난 3월 잠실에서 열린 첫 3연전은 KIA가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만큼 우세를 지키려는 KIA와 설욕을 노리는 두산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안방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3연전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선두자리를 굳히려는 KIA와 연승 분위기를 광주까지 이어가려는 두산의 '단군매치'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현종-네일-윤영철 등판할 수 있는 KIA
지난 1월29일 금품수수혐의에 연루된 김종국 전 감독을 경질한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호주 캔버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KIA는 지난 2월 13일 만42세의 이범호 타격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프로 감독경험이 없는 이범호 감독이 우승에 도전하는 KIA에 어울리는 지도자인지에 대해서는 KIA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성적으로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하고 있다.
개막 4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KIA는 4월 9일 선두로 올라선 이후 한 달 넘게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임스 네일과 크로우,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진에 '천재타자' 김도영을 필두로 이우성, 최원준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고 팀 내 최고령 선수 최형우의 노익장도 여전하다. 트레이드로 영입해 비FA다년계약을 체결한 김태군을 제치고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한준수의 성장속도도 놀랍다.
하지만 선두를 질주하던 KIA에게 최근 '비상등'이 켜졌다. 좌완영건 이의리가 지난 4월 10일 LG전을 끝으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한 달 넘게 개점휴업 중이고 8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3.57로 네일과 외국인 원투펀치로 맹활약하던 크로우도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의리의 경우 황동하가 대체 선발 역할을 비교적 잘 수행하고 있지만 크로우가 빠지면 KIA에게는 큰 고민이 생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KIA가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서 기존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상 없이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14일 경기에서 통산 171번째 승리를 완투승으로 장식한 양현종을 선발로 예고한 KIA는 15일 경기에서 네일, 16일 경기에서 윤영철이 차례로 등판할 수 있다. 다만 두산전에서 핵심 선발 3명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면 주말 창원에서 열리는 NC와의 원정 3연전에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최근 KIA의 가장 큰 고민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150억 타자' 나성범의 타격감이다. 작년 58경기에서 타율 .365 18홈런57타점을 기록했던 나성범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5타수 2안타(타율 .080) 무홈런 무타점에 그치고 있다. 아무리 부상 복귀 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곤 하지만 타율 .080은 통산 타율 .314의 나성범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만약 나성범의 부진이 두산과의 3연전까지 이어진다면 KIA에겐 어려운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다.
두산의 상승세, 광주에서도 이어질까
작년 정규리그 5위를 기록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에게 패해 탈락한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했고 FA시장에서도 양석환, 홍건희를 잔류시킨 것을 제외하면 뚜렷한 보강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즌을 시작한 두산은 4,5선발로 낙점됐던 이영하, 김동주의 부진과 토종에이스 곽빈의 기복, 여기에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마저 각각 팔꿈치와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시즌 초반 중·하위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 3일 1군 투수코치를 조웅천 코치에서 박정배 코치로 바꿨고 박정배 코치가 메인 투수코치가 되자마자 거짓말 같은 연승행진이 시작됐다. 대체선발이었던 최준호가 기대 이상의 호투로 나란히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4패를 기록했던 토종에이스 곽빈도 5월 2경기에서 12이닝2자책으로 2승을 따냈다. 여전히 복귀시점이 불투명한 알칸타라가 현재 두산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
사실 두산을 8연승으로 이끈 힘은 화끈한 방망이에 있었다. 두산은 8연승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7.5득점을 기록했고 8경기 연속 두 자리 수 안타를 때려낼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반 퇴출 후보였던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5월에 열린 9경기에서 타율 .452 2홈런6타점8득점을 폭발했고 타격 2위(.367) 허경민을 비롯해 6위 양의지(.347), 9위 강승호(.337)까지 3명의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14일 경기에서 올 시즌 4승2패1.59를 기록하고 있는 좌완 브랜든을 예고한 두산은 15일 경기에서 사이드암 최원준, 16일 경기에서 우완 김유성이 선발 등판할 확률이 높다. KIA도 마찬가지지만 두산 역시 14일 경기에서 브랜든이 양현종과의 에이스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연승의 흐름을 타고 시리즈 전체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또한 8연승 기간 동안 뜨거웠던 타선이 계속 좋은 감을 유지한다면 두산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두산에는 진흥고 출신의 양의지와 김기연, 광주일고 출신의 허경민, 순천 효천고 출신의 홍건희, 동성고 출신의 최지강 등 광주와 전라 지역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이 유난히 많다. 이들에게 광주 원정은 고향 방문이나 마찬가지. 고향팬들 앞에서 더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싶은 KIA 연고지역 출신 선수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KIA와 두산의 광주 3연전에서 야구팬들이 흥미롭게 지켜 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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