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와의 토크쇼> 스틸컷
(주)올랄라스토리
호주의 형제 감독 '캐머런 &콜린 케언즈'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1970년대 인기 토크쇼에서 영매 '도리스 스톡스'와 마술사 '유리겔라'가 생방송 도중 뛰쳐나가 버린 사고를 모티브로 한다. 유년 시절 보고자란 <돈 레인 쇼>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TV 산업의 성공을 위해 극단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불안을 담았다고 밝혔다.
초능력을 입증하면 10만 달러는 주겠다고 현상금을 걸었던 제임스 랜디와 <컨저링>으로도 만들어진 영매사 워랜 부부,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유리겔라도 대사로 소환된다. 실제인지 허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 재미를 더한다.
레퍼런스 삼은 영화의 장점만 차용해 녹여내 풍자극을 완성했다. 아이에게 빙의 된 사탄의 공포는 <엑소시스트>, <오멘> 시청률에 목숨 건 방송국의 상황은 <네트워크>, 더 자극적인 영상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점은 <비디오드롬>, 진행자와 게스트, 방청객으로 꾸리는 토크쇼 형식은 <코미디의 왕>이 떠올라 많이 알면 알수록 달리 보인다.
토크쇼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출연진, 스태프 모두 진짜가 아니라고 안심할 때쯤, 튀어나오는 도발 상황에 공포감은 배가 된다. 폭언이 난무하고, 사람이 다치고, 귀신에 빙의하고, 심지어 죽어나가더도 카메라는 멈추지 않는다. 도파민이 최절정에 달하는 때 중간광고를 내보내는 계산적인 행동까지 철두철미하다.
그래서 현재 대중매체의 시청률 광기는 사라졌을까? 씁쓸하게도 말초적인 것만 좇아 시청률을 올리려는 과열된 싸움은 여전하다. 이는 SNS 인플루언서, BJ나 유튜버 등 방송국이 아닌 개인 매체로 옮겨졌다. 조회수와 구독자 올리기에 급급한 형태로 변질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청할 수 있고 후원도 가능한 세상의 도래는 곱씹어 볼수록 섬뜩함을 안긴다.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 스틸컷(주)올랄라스토리
한편,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은 70년대 흔한 토크쇼 사회자의 말투와 스타일을 완벽 재현했다. 자상한 남편 이미지를 두른 겉과 속이 다는 속물 '잭'으로 변신해 중심에서 이끈다. 독특한 마스크로 다양한 영화에서 신 스틸러로 활약하기도 한 그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폴카도트맨을 연기하며 오랜 DC팬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듄>, <오펜하이머> 등 세계적인 거장의 러브콜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소화력으로 한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주목할 만한 배우다. 그가 주인공으로 분한 <악마와의 토크쇼>는 작년 부천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파묘>로 인한 오컬트 장르의 대중화가 저변에 깔린 상황에서 한국 관객의 까다로운 안목에 스며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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