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이 군 입대를 하루 앞두고 울산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다. 제주전에서 후반 17분 역전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군 입대를 하루 앞둔 이동경이 원맨쇼 활약을 선보이며 울산 HD의 승리를 견인했다.
울산은 28일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3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5승 2무 1패(승점 17)을 기록, 3위로 올라섰다. 반면 리그 3연패에 빠진 제주는 3승 1무 5패(승점 10)으로 8위에 머물렀다.
이동경, 울산팬들에게 거수 경례 세레머니
울산은 4-2-3-1을 가동했다. 주민규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켈빈-이동경-강윤구가 자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보야니치-고승범, 백 포에는 심상민-황석호-임종은-윤일록이 형성했으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제주는 4-4-2로 맞섰다. 유리 조나탄-서진수가 투톱에 서고, 미드필드에는 안태현-이탈로-최영준 -한종무로 구성됐다. 수비는 정운-임창우-송주훈- 김태환이 포진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제주의 전반 3분 만에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조현우가 걷어낸 킥이 유리 조나탄 맞고 한종무의 발에 떨어졌지만, 골문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한종무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울신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보야니치, 강윤구, 켈빈, 이동경의 연속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제주는 전반 30분 악재를 맞았다. 핵심 미드필더 최영준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최영준 대신 탈레스를 투입했다. 홍명보 감독도 22세 이하 자원 강윤구를 빼고 아타루를 넣었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 초반부터 벤치 싸움이 치열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심상민 대신 설영우를 투입했고, 김학범 감독은 전반 중반 넣은 탈레스를 다시 빼고, 헤이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영의 행진이 멈춰선건 후반 10분이었다. 헤이스가 오른발로 프리킥을 올렸고, 혼전 상황에서 떨어진 공을 김태환이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울산은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분 만에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켈빈이 환상적인 슈팅을 성공시켰다.
후반 17분에는 승부의 추가 울산으로 기울었다.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박스 안에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입대를 하루 앞둔 그는 '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후반 34분 울산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하프라인에서 이동경이 왼발 스루 패스를 찔러넣었고, 오른쪽에서 공을 이어받은 엄원상이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로 마무리지었다.
3-1로 앞선 울산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45분에도 이동경과 엄원상이 기회를 창출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울산은 2골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챙겼다.
이동경, 올 시즌 초반 K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
울산은 지난 주중 열린 요코하마와 ACL 4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다. 4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극에 실패한 울산으로선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2022, 2023시즌 K리그 2연패에 성공한 울산은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기대와 달리 더딘 행보를 거닐며 선두권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특히 요코하마전에서 많은 체력을 소진함에 따라 이번 리그 9라운드 제주전은 큰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울산은 후반 초반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다운 저력을 발휘하며 3골을 내리 넣고 승리를 거뒀다. 그 중심에는 이동경이 있었다. 29일 군 입대를 앞두고 올 시즌 울산에서 뛰는 마지막 고별전이었다.
당초 홍명보 감독은 이동경에게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동경은 마지막까지 울산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를 짧게 깎고 경기에 나선 이동경은 후반 17분 역전골과 후반 34분 도움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동경은 올 시즌 초반 K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2개의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9라운드까지 7골 5도움을 기록했다. 10경기를 채 넘기기전에 이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동경은 요코하마와 ACL 4강 1차전에서도 결승골을 작렬하며, 2025 FIFA 클럽 월드컵 본선 티켓을 울산에 선사했다.
ACL까지 모든 대회를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행진이다. 이동경의 활약에 힘입은 울산은 리그에서 3연승을 거두며, 3위로 올라섰다.
1위 김천 상무(승점 19)에 2점차로 뒤져있지만 1경기를 덜 치른 터라 언제든지 선두로 등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향후 이동경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울산의 올 시즌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에게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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