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CGV용산에서 열린 <1980> 기자간담회
성하훈
최근 현대사 영화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1980년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 1980 >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 1980 >은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이야기로 1980년 5월 17일 전남도청 뒤편에 중국음식점 '화평반점'을 개업한 철수네 가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시점으로 따지면 1979년 10.26 박정희 암살 이후에서 1980년 전두환의 대통령 취임까지다. 최근 천만 관객을 모은 <서울의 봄> 이후 이야기다.
평생 중국 음식점에서 수타면을 뽑던 철수 할아버지는 자기 음식점을 오픈하고, 철수와 엄마, 아빠, 이모 그리고 새신랑이 될 삼촌과 예비 신부까지 철수네 대가족은 이제 행복한 꿈만 꾸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사의 소용돌이는 이웃 영희네와 함께 이들 가족과 이웃의 평온을 빼앗아 간다.
5월 광주 영화는 1980년대 후반 <황무지-5월의 노래>와 <오! 꿈의 나라>가 등장했고, 이후 <부활의 노래> <꽃잎> <화려한휴가> 등에 이어 2017년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을 넘기기도 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다큐영화와 극영화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름없는 소시민이 주인공
< 1980 >은 이름없는 소시민에 주목하고 있다. 감독의 말대로 비주얼이 뛰어난 영화는 아니지만 이름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겪은 5월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은 돋보인다. 강신일, 김규리 배우와 백성현, 한수연 배우의 연기력 또한 작품의 진정성에 힘을 싣는다.
지난 20일 오후 CGV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승용 감독은 "광주를 자주 오가며 모니터 했다며 5·18 참가자와 유가족 등을 만나고 관련 시민단체에서 자료를 제공받아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의 봄>처럼 큰 투자가 이뤄진 영화는 아니지만, 배우들이 캐릭터의 심정과 느낌을 잘 표현해 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월 영화가 3월에 개봉하는 것도 특별하다. 특히 최근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당 후보들이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시점이라 총선 공식선거 운동에 돌입하는 시기와 맞물린 개봉이 주목될 수밖에 없다.
감독은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서울의 봄> 이후를 이어가는 이야기라 배급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철인 만큼 이 소재를 다룬 영화를 상영하는 게 위험 요소가 있다고는 생각하나, 정치적이나 정파적이 아닌 5.18의 진실을 담고 싶었다"면서 "관객들이 판단할 점이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강 감독은 "지금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5.18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선입견 없이 영화 자체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 1980 >에는 "5.18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 그들은 빨갱이로 살아야 했다. 지금도 누군가 그들을 빨갱이라 부른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세력에 대해 영화로 반박하는 셈이다.
강승용 감독은 "배역 중 어린 철이는 아버지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어린이였던 조천호씨를, 철이 아버지는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를 형상화 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아파할 때 대신 울어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