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 페널티킥 파울을 저지른 울산 이명재가 전북 골잡이 티아고의 실축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후반에 동점골을 터뜨렸으니 진정한 반전 드라마 주인공이 되었다. 홈 팀 전북은 2-0으로 비교적 쉽게 달아날 기회를 날린 것 때문에 몹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고 말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3월 5일(화) 오후 7시 전주성에서 벌어진 2023-24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첫 게임에서 라이벌 울산 현대와 1-1로 비겼다. 일주일 뒤 울산 호랑이굴이 더 뜨거워지게 생겼다.

추가골 기회를 놓친다는 것

홈 팀 전북 현대는 게임 시작 후 4분도 안 되어 멋진 첫 골을 터뜨리며 귀중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가운데 미드필더 이수빈의 원 터치 역습 패스가 기막히게 뻗어나가 발 빠른 이동준 앞 공간을 열어주었고, 이동준의 얼리 크로스 타이밍도 빨랐다. 최고의 폼으로 이번 시즌을 시작한 송민규는 울산의 새 수비수 황석호 뒤로 빠져들어가 빈 골문에 오른발 골을 터뜨린 것이다.

매우 이른 시간에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한 홈 팀 전북 현대는 22분에 페널티킥 기회까지 얻어냈다. 첫 골을 도운 이동준이 골문 앞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순간 울산 왼쪽 풀백 이명재의 왼발 태클이 높아 이동준을 쓰러뜨린 것이다. 아델 알리 아흐메드 카미스 알 나크비(UAE) 주심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휘슬을 길게 불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런데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전북 골잡이 티아고가 이 절호의 추가골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대전하나 시티즌에서 골잡이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입증한 덕분에 이번 시즌부터 전북의 초록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티아고의 오른발 슛이 조현우가 지킨 울산 골문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날아간 것이다. 

이 순간이 겨우 24분 조금 지난 시간이었으니 홈 팀 전북으로서는 실망하기에는 일렀다. 후반 시작 후 9분만에 첫 골 주인공 송민규가 과감한 압박으로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울산 골문 바로 앞 세컨드 볼 쪽으로 달려드는 동료가 없었다. 75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선 박진섭이 왼발로 기습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조현우 골키퍼가 자기 왼쪽으로 몸 날려 쳐냈다.

이처럼 전북 현대 입장에서는 추가골 기회가 분명히 더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페널티킥 실축 이후 꼬인 게임을 풀지 못하고 뼈아픈 동점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77분에 전북 센터백 정태욱이 미끄러지며 걷어내려는 공이 멀리 가지 못하고 울산 왼쪽 풀백 이명재에게 걸렸다. 여기서 침착하게 바로 앞 수비수를 따돌린 이명재가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전반 페널티킥 반칙을 저질러 완패 위기를 불러온 수비수가 후반에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행운을 잡아낸 셈이다. 이보다 앞서 울산 현대는 64분에 마틴 아담을 바꿔 들여보내 주민규와 함께 4-4-2 투 톱 시스템으로 바꿨다가 이명재의 극적인 동점골 직후 주민규 대신 이동경을 들여보내며 다시 4-2-3-1 포메이션으로 바꿔 공간을 넓혀 효율적인 게임 운영으로 라이벌 팀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85분에 한교원의 기막힌 오른발 원 터치 패스를 받은 전북 현대 교체 선수 안현범이 노마크 왼발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힘이 너무 들어가는 바람에 울산 골문을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이렇게 추가골 기회를 여러 번 놓친 전북 현대 선수들은 후반 추가 시간 4분이 다 되어 종료 휘슬 소리를 듣고는 주심에게 달려가 마지막 공격 기회를 더 주지 않은 상황을 따졌지만 아델 알리 아흐메드 카미스 알 나크비 주심은 추가 시간 3분이 이미 많이 지나간 손목 시계를 가리킬 뿐이었다.

이제 양 팀 선수들은 일주일 뒤(3월 12일 화요일) 오후 7시 장소를 울산 문수 스타디움으로 옮겨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양보 없는 게임을 펼치게 된다.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첫 게임 결과(3월 5일 오후 7시, 전주성 - 전주)

전북 현대 1-1 울산 현대 [골-도움 기록 : 송민규(4분,도움-이동준) / 이명재(77분)]

전북 현대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티아고(90+3분↔비니시우스), 송민규
MF : 문선민(62분↔안현범), 맹성웅, 이수빈(69분↔이재익), 이동준(46분↔한교원)
DF : 김진수, 박진섭, 정태욱, 김태환
GK : 김정훈

울산 현대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주민규(80분↔이동경)
AMF : 김지현(46분↔김민우), 김민혁(64분↔마틴 아담), 엄원상
DMF : 이규성, 고승범(46분↔에사카 아타루)
DF : 이명재, 김영권, 황석호, 설영우
GK : 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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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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