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한편, 금쪽이는 손톱은 깍아도 발톱은 깎지 못했다. 엄마가 손톱을 다 깎인 후 발톱을 깎으려 하자 발버둥치며 도망치려 했다. 왜 이렇게까지 싫어할까. 다음 날, 미용실을 찾은 금쪽이는 머리카락을 자르기 싫다며 울기 시작했다. 무섭다며 오열하는 통에 헤어 디자이너도, 엄마 아빠도 진땀을 흘렸다. 그중 가장 괴로웠던 건 공포에 질린 채 이발을 해야 했던 금쪽이였으리라.
아이들이 미용실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가위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감 때문이다. 신체의 일부를 잘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스스로 파악하지 않으면 못 받아들이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저항이 심하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과정을 충분히 보고 알게 하는 것이다. 오은영은 집에서 시연하며 연습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오은영은 엄마가 반복 시도에 실패했을 때 제대로 된 방법에 익숙해지기 전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모유 수유도 수월하지 않아 엎드려뻗친 자세로 했다는 얘기에 착안한 분석이었다. 삼킴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보기도 전에 이질적인 새로운 자극을 주니 금쪽이는 긴장하기 마련이었다. 오은영은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즈 카페에서도 엄마의 의욕이 화를 불렀다. 새로운 놀이를 거부하며 도망치는 금쪽이를 억지로 데려가는 바람에 금쪽이는 억지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저것 경험시켜주고 싶은 엄마의 조급함이 엿보였다. 그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되지만, 금쪽이를 위해서는 변해야 했다. 금쪽이에게는 많은 경험과 도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라도 편안하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열심히는 하는데 굉장히 둔감한 엄마예요. 경험과 도전에 몰두되어 아이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는 고려를 안 해요." (오은영)
금쪽 처방은 '과속 주의 솔루션'이었다. 오은영은 속도가 느린 금쪽이를 위해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도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라고 조언했다. 또, 금쪽이를 따로 만나 물을 마실 때마다 '꿀꺽'을 인지시키며 금쪽이를 고양시켰다. 다음 날, 엄마는 '단계별 꿀꺽 훈련'을 시도했다. 침 삼키기로 워밍업을 한 후, 물, 배 음료, 플레인 요구르트, 딸기 요구르트를 차례대로 제시했다.
엄마는 직접 물을 마시며 '꿀꺽'을 시연했고, 금쪽이가 목을 만져 꿀꺽하는 느낌을 알 수 있도록 도왔다. 스스로 파악에 성공한 금쪽이는 3단계까지 곧잘 해냈다. 다만, 4단계는 거부했는데, 엄마도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다. 또, 엄마는 식당에서 평소 먹지 못하는 음식인 홍어삼합을 주문해 음식 섭취가 어렵고 무서운 금쪽이의 심정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밖에도 일상 속 공포를 줄이고 자극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훈련도 병행됐다. 금쪽이는 거울 속 자신을 보며 가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고, 음식물도 거뜬히 삼킬 수 있게 됐다. 금쪽이의 성장을 엄마는 묵묵히 기다려줬다. 노력으로 얻어낸 값진 성공은 앞으로 금쪽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