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 동아시아 슈퍼리그 4강 진출 프로농구 서울 SK가 클럽 대항전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SK는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동아시아 슈퍼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리온 윌리엄스(23점)와 허일영(23점)을 앞세워 메랄코 볼츠(필리핀)를 72-62로 물리쳤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서 슛 하는 SK 허일영. (EASL 제공)

▲ 프로농구 서울 SK, 동아시아 슈퍼리그 4강 진출 프로농구 서울 SK가 클럽 대항전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SK는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동아시아 슈퍼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리온 윌리엄스(23점)와 허일영(23점)을 앞세워 메랄코 볼츠(필리핀)를 72-62로 물리쳤다. 사진은 이날 경기에서 슛 하는 SK 허일영. (EASL 제공) ⓒ 연합뉴스

 
'주장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허일영이 뜨거운 슛감을 앞세워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농구 서울 SK는 지난 2월 10~11일 열린 안양 정관장(84-72, 잠실학생체육관), 서울 삼성(80-70, 잠실실내체육관)과의 주말 2연전에서 기분좋은 연승 가도를 달성했다.
 
자밀 워니와 허일영의 '원투펀치'가 돋보였다. 두 선수는 정관장전에서 39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삼성전에서는 무려 58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합작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직전까지 5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던 SK는, 원투펀치의 활약을 앞세워 전희철 감독의 역대 최소경기 100승(현재 101승) 고지를 돌파한 데 이어, 25승 15패로 3위 자리를 지켜냈다. 또한 5연승을 달리고 있는 2위 수원 KT(27승 13패)를 2게임 차이로 추격하며, 4강 직행 경쟁의 희망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SK는 연패 기간 동안 김선형-안영준 등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경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규리그에다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일정까지 병행해야 했던 SK로서는 자연히 에이스 워니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부담이 커졌다.
 
그런데 최근 경기에서 허일영이 2옵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워니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허일영은 지난해 12월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무릎 인대부상으로 한 달여를 결장하다가 이달 3일 KT전부터 복귀했다.
 
코트에 돌아온 후 첫 2경기에서는 10분 이하의 출전시간에 그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 7일 2023-2024 EASL B조 최종전이었던 메랄코 불츠전(필리핀.72-62 승)에서 불과 14분 41초만 뛰고도 23점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슛감각을 되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17점을 몰아치며 마치 스테판 커리의 강림을 보여준 듯한 클러치 능력이 백미였다. SK는 워니가 결장하고도 허일영의 활약을 앞세워 값진 승리를 챙기며 B조 1위를 확정했다.
 
자신감을 얻은 허일영은 정관장전에서 17점을 터뜨리며 정규리그 5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이어 삼성전에서는 5일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28점을 터뜨리며 올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3연승을 거두는 동안 허일영은 평균 22.6점을 올렸고 이는 SK 국내 선수 중 최다득점이었다. 총 20개의 3점슛을 던져 11개를 적중시키며 성공률 55%라는 놀라운 효율성을 보여줬다. 가히 전성기로 '회춘'했다는 극찬이 나오기에 손색없는 활약이다.
 
'맏형' 허일영 기대 이상의 분전

1985년생인 허일영은 만 38세로 양우섭과 함께 SK 팀내 최고참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1년 위인 울산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선수다.

2009년 대구 오리온스에서 프로에 데뷔하여 어느덧 프로 16년 차로 국가대표까지 지냈던 허일영은, 어느덧 다른 선수들이 벌써 기량이 노쇠하거나 은퇴할 만한 나이지만, 올시즌 주장이자 핵심 슈터로서 여전히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허일영은 올시즌 21경기에 출전하여 경기당 9.2점, 3리바운드, 3점슛 1.3개, 성공률 45.3%를 기록중이다. 평균 출전시간이 22분 35초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른 팀의 주전급 슈터들을 능가하는 생산성이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릴 때 마다 허일영을 '조커'로 적극 활용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다.
 
장신의 왼손잡이 슈터라는 희소성, 성실한 리바운드 가담, 이타적이고 간결하면서도 효율성 높은 플레이스타일 등은, 나이가 들어서도 허일영이 큰 하락세없이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허일영의 플레이를 두고, 노련한 슈터의 대명사였던 문태종(은퇴)의 말년을 연상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일영은 많은 나이에도 슈터로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하여 '자신감'을 꼽았다. 삼성전 승리 이후 인터뷰에서 허일영은 "슈터라면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일단 던져야 한다. 누구도 슛이 안 들어갈 때가 있다. 자신감이 없어서 슛을 못 던지는 선수라면 벤치에 앉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심리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슈터는 운동능력이나 온더볼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에 나이가 들어도 '손끝'만 잘 관리한다면 경쟁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보직으로 꼽힌다. 실제로 KBL 역대 레전드 슈터 중 우지원은 주전에서 내려온 이후 줄어든 출전시간에도 성공적인 식스맨으로 변신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또한 오용준과 문태종은 각각 42세, 44세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은퇴 직전까지 경쟁력을 유지한 바 있다.
 
허일영 역시 지금의 활약상을 유지한다면 40대 이후까지 선수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올시즌 SK는 '노인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허일영을 비롯하여 오세근, 김선형, 양우섭이 모두 30대 중반을 넘겼다. 이는 체력적인 면과 에이징 커브라는 불안요소로 거론됐다.
 
하지만 팀 내 가장 맏형인 허일영의 기대 이상 분전은, 노장팀의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이많은 베테랑의 존재가 팀에 왜 필요한지 좋은 증명이 되고 있다. 슈퍼팀으로 꼽혔던 SK가 김선형-안영준의 부상과 오세근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속에서도, 적재적소에 돌아온 허일영의 활약은 지금의 SK에는 그야말로 '한줄기 빛'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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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영 서울SK 프로농구경기일정 3점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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