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 송명근이 9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송명근이 9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KOVO

 
프로배구 선두 우리카드가 악전고투 끝에 귀중한 역전승을 거뒀다. 

우리카드는 9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혈투 끝에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2(20-25 25-16 23-25 25-14 20-18)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을 질주한 우리카드는 승점 52(18승 9패)로 2위 대한항공(승점 50·16승 11패)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우리카드, 투혼의 역전승 

경기 전 외국인 공격수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이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우리카드는 아시아쿼터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전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공격이 무뎌진 우리카드는 OK금융그룹의 블로킹에 잇따라 막혔고, 결국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우리카드는 2세트 들어 잇세이 대신 송명근을 내세웠다. OK금융그룹에서 트레이드로 우리카드에 온 송명근은 친정팀을 상대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으며 2세트에만 9점을 올렸고, 우리카드가 2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마테이 없는 우리카드는 역시 평소와 달랐다. 승부처에서 공을 맡길 에이스가 마땅치 않았다. 반면에 OK금융그룹은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펄펄 날면서 3세트를 가져왔다. 

벼랑 끝에 몰린 우리카드는 조직력으로 4세트를 따냈다. 송명근과 잇세이가 번갈아 가며 득점을 올렸고, 김지한까지 살아나며 빠르게 점수를 쌓았다. OK금융그룹은 포지션 폴트까지 나오면서 무기력하게 4세트를 빼앗겼다.

마테이 잃은 우리카드, 창단 첫 우승 '먹구름'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들이 9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선수들이 9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마지막 5세트는 뜨거웠다. 두 팀은 듀스에서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18-18로 맞섰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우리카드였다. 김지한의 오픈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고 박진우가 레오의 후위 공격을 막아내며 기나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리카드는 송명근과 김지한이 나란히 22점씩 올렸고, 마테이를 대신해 오른쪽 공격을 책임진 잇세이도 초반 부진을 딛고 20점을 기록했다. 반면에 OK금융그룹은 레오가 33점으로 분투했으나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으나 우리카드는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다. 마테이가 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이라는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마테이는 이날 경기에 앞서 연습 도중 블로킹을 하다가 팀 동료 김지한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이 돌아갔고, 인대 파열로 전치 10주 진단을 받았다. 4월 초 모든 경기 일정이 끝나기 때문에 마테이는 더 이상 돌아올 기회가 없다. 

올 시즌 처음 V리그에 데뷔한 슬로베니아 출신 마테이는 최다 득점 4위(669점), 서브 4위(세트당 0.39개), 오픈 공격 4위(성공률 46.37%) 등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우리카드가 선두를 잘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위 대한항공과 3위 OK금융그룹이 매섭게 쫓아오는 가운데 우리카드는 마테이가 잃으면서 전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다른 나라 프로배구도 한창이기에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창단 우승의 꿈에 먹구름이 드리운 우리카드가 과연 마테이의 시즌 아웃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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