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시스템 온 필드 리뷰를 통해 골이 취소되어 중국 선수들이 몹시 아쉬워했지만 아시안컵에 처음으로 나온 타지키스탄에게 지지 않은 것이 다행인 게임이었다. 상대 팀 에이스 잘리로프가 왼발 실력이 뛰어난 선수인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기 골문 근처 위험 지역에서 수비수들이 그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중국은 조 3위로 16강 턱걸이가 가능한지 따져보아야 할 형편이다.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중국 남자축구대표팀이 13일(한국 시각) 오후 11시 30분 도하에 있는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A조 첫 게임에서 타지키스탄과 득점 없이 비겼다.

주 첸지에 헤더 슛 들어갔지만 광타이 오프 사이드로 취소

중국은 이 대회 본선에 처음 등장한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5-3-2 포메이션이라는 독특한 구도를 들고 나왔다. 과거 북한 대표팀이 월드컵에 도전하면서 수비벽을 비교적 높이 쌓았던 그림이 떠오를 정도였다. 

그렇게 수비에 신경을 쓴 중국은 정작 게임 흐름을 타지키스탄에게 빼앗겼다. 상대 팀 날개 공격수 알리셰르 잘리로프가 왼발을 잘 쓰는 에이스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몸이 따라가지 못했는지 실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아찔한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넘겨야 했다.

게임 시작 후 25분에 타지키스탄 에이스 잘리로프의 왼발 위력이 본격적으로 중국 골문을 흔들기 시작했다. 소이로프의 짧은 패스를 받은 잘리로프가 노마크 왼발 슛을 날렸는데 중국 골키퍼 얀 쥔링이 왼쪽으로 점프하며 막아냈다.

중국 수비수들은 곧바로 1분 뒤에도 잘리로프를 위험지역에서 또 놓치는 바람에 아찔한 경험을 했다. 비록 그의 왼발 슛이 중국 골문 오른쪽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고 말았지만 이번에도 잘리로프를 밀어내는 수비수는 없었다.

32분에도 잘리로프가 왼발 대각선 슛으로 중국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렸지만 얀 쥔링 골키퍼가 까다로운 각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가까스로 쳐냈다. 0-0으로 다시 시작한 후반전 초반에는 이번 대회 최고의 골 장면이 탄생할 뻔했다. 판샨베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잘리로프가 몸 날리는 가위차기 동작으로 중국 골문을 또 한 번 노린 것이다. 그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이 중국 수비수 리우 양의 등에 맞고 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유효 슛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4001명 모든 관중들의 탄성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계속 밀리던 중국은 79분에 교체 선수 슈 신이 날아가다가 뚝 떨어지는 오른발 슛으로 타지키스탄 골문을 위협했다. 중국이 이 게임을 통해 기록한 10개의 슛 중에서 가장 위협적인 순간이었지만 타지키스탄 골키퍼 야티모프는 자기 왼쪽으로 날아올라 그 공을 쳐냈다.

그렇게 얻은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중국은 수비수 주 첸지에의 헤더 슛을 꽂아넣었다. 하지만 VAR 시스템 온 필드 리뷰를 통해 골 라인 위로 몸싸움을 펼친 지앙 광타이의 오프 사이드가 걸리는 바람에 취소되고 말았다.

그래도 남은 시간에 모든 것을 쏟아낸 중국은 86분에 극장 결승골 기회를 잡았지만 왼쪽 측면에서 린 리앙밍이 오른발로 올려준 크로스가 시에 펭페이의 머리에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따라붙는 수비수 없이 누가 봐도 골이라 생각했지만 시에 펭페이는 내려찍는 헤더 슛을 날리지 못한 것이다.
 
중국은 이제 17일 오후 8시 30분 알 투마마 스타디움(도하)에서 레바논을 만나서 조 3위 가능성이라도 따져보게 된다.

2023 AFC 아시안컵 A조 결과
(1월 13일 오후 11시 30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 - 도하)

중국 0-0 타지키스탄

아시안컵 A조 현재 순위표
1 카타르 3점 1승 3득점 0실점 +3
2 타지키스탄 1점 1무 0득점 0실점
2 중국 1점 1무 0득점 0실점

4 레바논 0점 1패 0득점 3실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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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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