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한 장면
tvN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월화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같은 인생, 그러나 다른 자세'이다. 지난 인생에서 강지원은 아름다웠지만 아름다운 줄조차 모르고 남편의 여자로 살아가기 위해 견디고 또 견뎠다. 무능하다 못해 때론 폭압적인 남편도, 절친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능력조차 훔쳐가는 친구 그리고 대놓고 며느리를 무시하는 시어머니까지 참아내느라 위암까지 생겼다.
과거로 돌아가게 된 강지원은 과거 MBC <일밤-인생극장>의 주인공처럼 "그래, 결심했어"를 시작한다. 인생의 여정이 다시 되풀이 된다고 해도 더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얼마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소통 전문가 김창옥씨는 "예전에는 나와 의논하던 것들이 가족이나 관계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것들이라면, 이제는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MZ세대들은 '제 아무리 소중한 관계라도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 관계가 나를 힘들게 한다면 더는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바로 그런 요즘 세대의 생각을 그대로 담는다.
남편, 그리고 단 하나뿐인 친구에만 매달리던 강지원은 그들이 더는 자신에게 소중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후 시야를 돌린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무심히 지나갔던 직장 동료들이 다르게 보인다. 심지어 무뚝뚝하던 유지혁 부장(나인우 분)은 이제 그녀의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유튜브로 공개된 드라마 코멘터리 영상에서 배우 박민영은 강지원 캐릭터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강지원은 그저 다시 한번 인생을 살게 된 것이 아니다. 지난 인생의 경험으로 삶의 주체가 자신이고, 스스로 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삶의 목표는 절친의 탈을 쓴 정수민에게 쓰레기같은 남편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작은 균열이 불러온 토네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