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찾다 못해, 전시하고 브랜드로 삼는 세상. 너만의 취향을 찾아보라며 과소비 독촉하는 커머셜 광고들에 '취향'이란 두 글자가 바래졌다. 애초에 취향이란 나 자신을 찾기 위함인데 관심사, 가치관,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쌓아 올리면 무슨 소용일까. 그러니 이 남자의 취향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취향의 정수다. 삶을 던져야만 꺼낼 수 있었던 그의 보석 같은 취향.
대한민국 최초 커밍아웃 연예인, 탑 게이, 안전한 오빠. 그를 향한 수식어는 넘쳐나지만, 대부분 유머와 차별 사이에 아슬하게 걸쳐있어 이 시대에 부를 만한 적확한 호칭이 필요하다. 유튜브 웹 예능 <홍석천의 보석함>이 그 답을 건넸다. 남다른 미남 탐지 능력 덕에 사람들은 그를 '미남 감별사', '미남 공인인증서'라 칭한다. LGBT로서 취향을 드러낸다는 것, 홍석천의 취향 전시는 절대 사소하지 않다.
탑 게이의 자부심 가득한 '보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