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 CJ ENM

 
Mnet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아래 <스걸파2>) 팀 선발전을 통해 총 42명의 참가자가 생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8일 방영된 <스걸파2>는 지난주에 이어 청소년 댄스 크루들의 놀라운 퍼포먼스 대향연이 그려졌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크루, 글로벌 개인 참가자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기량을 맘껏 뽐내면서 1차로 총 27개 팀(134명)이 합격해 후속 관문에 도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스걸파2>는 시즌1에는 없었던 새로운 규칙을 도입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여섯 마스터를 선택한 합격팀들끼리 자웅을 겨뤄 다음 라운드에 오르고 연이은 과정을 거쳐 우승팀을 정했던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학생들의 참가 크루가 해체된다는 내용을 현장에서 전격 공표했기 때문이다.

​여러 명씩 짝을 이뤄 참가했던 어린 청소년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각 마스터 당 즉흥 배틀을 통해 다음 단계인 '1대 1 퍼포먼스 매치업'에는 팀마다 단 7명(총 42명)만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방식 때문에 내가 살아남으려면 친구를 이겨야 하는 이상한 현실이 그려졌다.

단체 참가자 오열 vs. 개인 참가자 웃음... 엇갈린 희비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 CJ ENM

 
​MC 강다니엘이 팀 선발전에 대해 소개하자 현장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이거 실화냐. 이건 생각도 못했다. 진짜 잔인하다", "그러니까 우린 이제 팀이 아닌 거지", "이러려고 개인과 크루 참가자를 동시에 지원받았구나" 등의 반응 속에 단체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바다 등 몇몇 마스터들조차 눈물을 흘렸다.  

반면 개인 단위로 <스걸파2>에 뛰어든 참가자들은 환영의 눈빛이 역력했다. 이들은 생존을 하건, 탈락을 하건 본인 혼자만 책임을 감당하면 되는 데 반해 다인원 크루들은 일부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기에 "최대한 많이 올라가야해" 말곤 다른 대처 방법이 없었다. 

먼저 경연을 진행한 마스터는 마네퀸이었다. '5분 사이퍼'라는 주제 속에 말 그대로 자유분방하게 춤을 춘 이들 중 살아남은 험블 방지민·황예지·김희재·김수정, 엠.에스.지 이나라·김혜린, 투웨이 신단비 등 7명이 생존에 성공했다. 더퀸즈와 솔리드 등 2팀이 선택했던 라치카는 아이브의 'I AM'로 단체 안무 창작의 과제를 부여했고 더퀸즈 전호연·박소윤·주효린, 솔리드 이현서·김유경·엄세정·조혜진 등 역시 7명이 합격했다.  

무의미해진 단체 지원... 이럴 거면 왜 크루 접수를 받았을까?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 CJ ENM

 
​시즌2의 달라진 규칙으로 인해 사실상 6개의 새로운 청소년 댄스 크루가 <스걸파2>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전 시즌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한 제작진의 복안이었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못했다. 당초 개인 참가자를 수용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1>(스우파),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처럼 이번 프로그램을 위한 임시 크루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기존 크루들과 함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참가 크루를 강제로 해체하고 6개 임시 크루가 한순간에 만들어지면서 단체 지원의 의미는 완전히 사라졌다. 2년 전 <스걸파> 시즌1만 하더라도 당시 턴즈, 아마존 등 재능과 가능성을 지닌 각 크루들의 경연을 통해 춤이 만들어주는 협동심은 이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또 다른 축으로 자리잡았다.  

​각 크루들마다 함께 울고 웃으면서 "우리는 하나"임을 보여줬지만 이번 <스걸파2>에선 이와 같은 요소를 단 2회 만에 몽땅 날려 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팀 단위로 지원 접수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심사 시간 단축' 때문이었을까. 즉흥 배틀로 각각 7명을 다시 뽑는 셈이었기에 군무 중심으로 준비했던 단체팀 대신 화려한 개인기를 지닌 1인 참가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당초 기대했던 재미 앗아간 제작진​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2' ⓒ CJ ENM

 
<스걸파2>의 달라진 규칙은 앞서 선공개된 합동 미션 유튜브 영상에 대한 반응으로도 이어졌다. 모든 참가자들은 스포일러 방지 및 객관성 담보 차원에서 가면을 쓰고 안무를 구사했지만 종종 합이 맞지 않는 모습이 드러났다. 당시엔 "제대로 연습한 거 맞냐?"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회에 알려진 새 규칙을 통해 부족한 팀 플레이의 원인이 밝혀진 셈이다. 이 프로그램, 미션을 위해 급조된 크루들은 단시간에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질 리 만무하다. 베테랑 댄서들도 쉽지 않은 일인데, 아직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 댄서들이 미션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스걸파2>에 바랐던 것은 새로운 프로젝트 댄스 크루의 탄생이 분명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부분에만 중점을 둔 제작진의 규칙 변경은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단번에 흔들어 놓았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청소년 댄서 크루들의 협동과 연대라는 재미가 단숨에 사라지고 약육강식, 치열한 개인 경쟁만 남았다. 어린 청소년들 상대로 이와 같은 방식의 경연 진행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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