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동작구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에서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들이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현 집행위원장, 본선 장편경쟁 심사위원 연상호 감독, 배우프로젝트 기획자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연합뉴스
관객과 영화인들 사이에선 독립영화로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말이 있다. 연말즈음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49회를 맞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창작자들을 응원하고 독려한다는 마음가짐을 강하게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엔 김동현 집행위원장을 비롯, 장편 부문 본선 심사위원을 맡은 연상호 감독,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을 주최한 배우 권해효, 김영우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디어 라이프라는 올해 영화제 슬로건을 공개하며 최근까지 이어진 영화계 어려움을 언급했다. "영화제 폐지 사례, 독립영화 예산 지원 축소 등으로 영화인들이 우려하는 가운데 우리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던 김 위원장은 "독립영화에 한국영화의 미래가 있었다. 연상호, 봉준호, 김성수, 류승완, 임순례 감독 등 지금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감독들이 독립영화로 시작했음을 기억해달라. 극장가 관객은 줄었지만, 연말에 창작자들이 용기를 얻는 자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장편 출품작이 152편인데 13편이 본선 경쟁에 올랐다. 어려운 여건에서 영화를 만들어주신 창작자분들을 응원한다"며 "기성 작가들이 어떻게 자기 세계를 이어오고 있는지 신진 작가가 어떤 비전 보여주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심사하겠다"고 방향성을 언급했다. 이어 연 감독은 "2003년 <지옥>으로 본선 장편 경쟁에 올랐을 때 수상에 실패했는데, 폐막식 뒷풀이 자리에서 심사위원과 언쟁한 적이 있다. 올해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뒷풀이 자리에서 난동 부리는 일이 없도록 다른 심사위원들과 잘 얘기해서 하겠다"고 재치있게 일화를 덧붙이기도 했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서울독립영화제만의 독특한 부대행사로 자리 잡은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은 최근까지 배우 홍경, 윤가이 등을 발굴하며 명실공히 신인 등용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해효는 "올해 2040명이 참여했다. 작년에 비해 천명이 증가했는데 예심에만 3주가 걸렸다. 그들을 하나하나 다 보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배우들과 관객이 만날 공간을 만들고 배우를 시작하려는 분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며 "최근에 비슷한 패턴의 영상을 보내주는 경우가 늘어서 고민이 깊어지는데 이 자리는 경쟁하고 평가하는 게 아닌 연기자들에게 당신은 괜찮다는 응원을 보내는 자리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권해효는 올해도 개막식 사회를 맡아 23년째 서울독립영화제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생대의 삶> 주역들도 무대에서 소감을 전했다. 라투아니아와 폴란드를 배경으로 사라진 남편을 추적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엔 배우 심달기와 박종환, 박진수가 출연했다.
심달기는 "거의 매년 영화제에 참여하는데 개막작으로는 처음이라 새로운 느낌"이라며 "제 나이에 맞게 놀 수 있게 해주는 행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종환 또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고, 여러 배우들의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소개해주는 반가운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올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연말에 이렇게 다양한 영화를 지지해주는 행사가 있어서 배우로서 뜻깊은 마음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 총 상영작은 130편(단편 87, 장편 43)이다. 출품작은 1374편으로 지난해보다 약 200편이 감소한 수치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정부의 예산 지원 삭감이나 폐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화제 기간엔 한국 최초의 독립애니메이션으로 알려진 <방충망> <상흔> <그날이 오면>이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총 9일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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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