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콩콩팥팥'
tvN '콩콩팥팥'CJ ENM
 
오프닝 타이틀 화면부터 심상찮은 신작 예능이 등장했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가 드디어 베일을 벗은 것이다. 13일 첫 방영된 <콩콩팥팥>은 늘 그렇듯이 금요일 밤을 유쾌한 웃음으로 채워주던 나영석 PD와 에그이즈커밍의 야심작이다.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은 지난 12일 이서진 중심의 <출장 소통의 신>을 선보인 데 이어 이날은 <이서진의 뉴욕뉴욕2> 유튜브 공개, <콩콩팥팥> 1회분을 방영하는 등 공격적 행보로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콩콩팥팥>은 앞서 등장했던 나PD 표 예능과 닮은 듯 다른 느낌을 물씬 풍겼다. 그동안 나영석 PD와는 호흡을 맞춰본 적이 전혀 없는 배우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했으며 최소한의 촬영 장비만으로 초반 방영분을 책임진 것이다.  

어설픈 카메라 앵글과 흔들리는 화면에 살짝 당황한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을 만큼 유튜브의 날 것에 가까운 영상은 색다른 실험의 시작을 알리기 충분했다.   

그들은 왜 삽을 들게 된 것일까?
 
 tvN '콩콩팥팥'
tvN '콩콩팥팥'CJ ENM
 
평소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한 배우들(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은 도대체 왜 나영석 PD와 함께 밭농사에 돌입하게 된 것일까?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 에그이즈커밍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라이브를 통해 그 이유가 어느 정도 소개가 된 바 있다. 일반작인 프로그램이라면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가 기획에 돌입하고 이에 적합한 출연진을 섭외해 본격 촬영을 진행하지만 <콩콩팥팥>은 정반대로 이뤄졌다.  

​먼저 4명의 출연진이 정해진 후 이들에게 적합한 아이템을 물색하는 기획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먼저 나 PD에게 이광수가 연락을 취해 제작을 의뢰한 것이다.  그동안 이광수는 <런닝맨>에서 10년 이상 고정멤버로 활약하며 웃음을 선사했지만 이번엔 다른 인물인 나PD와 함께 새로운 그림의 예능을 담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동료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없었다면 그냥 무산될 수도 있었겠지만 다행히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 등이 흔쾌히 힘을 보태면서 <콩콩팥팥>이 출범하게 되었다.  

허허벌판 500평... 각종 농작물을 심어라!
 
 tvN '콩콩팥팥'
tvN '콩콩팥팥'CJ ENM
 
​이들이 여름 내내 농사를 지어야 할 장소는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어느 한적한 농촌이었다. 약 500평 규모의 빈 자리였는데, 농기구도 낯선 이들에겐 허허벌판 풍경이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옆 자리에서 풍성하게 농작물을 키우는 밭주인을 비롯한 상인들의 도움으로 각종 장비들을 구입하고 본격적인 밭농사 준비에 돌입하지만 도시인들에게 농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순히 땅을 고르는 용도로 써야 할 괭이를 마치 곡괭이 다루듯 쓰다가 부러뜨린 이광수처럼 각종 시행착오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뒤늦게 기계를 동원해 제대로 밭을 갈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진짜로 삽질했음(?)을 실감하고 말았다. 처음 접한 장비였지만 능숙하게 운전한 김기방을 비롯해서 초보 농부 4인방은 조금씩 이곳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인근 민박에서 잠을 청하며 피곤했던 하루를 정리했다. 

날 것에 가까운 화면... 제작진의 개입 최소화
 
 tvN '콩콩팥팥'
tvN '콩콩팥팥'CJ ENM
 
<콩콩팥팥> 첫 회의 가장 큰 특징은 날 것에 가까운 화면이었다. 전문 카메라 담당자 대신 나PD 등 일선 연출진들이 직접 작은 장비를 활용해 촬영을 진행한 것. 이렇다보니 조작에 서툰 그들이 찍은 화면은 수시로 흔들렸다. 분명 감상하기 좋은 품질은 아니었지만 여기엔 특별한 이유가 숨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야외 현장 촬영이면 10여 명 이상의 촬영 인력이 동원되는 게 기본이다보니 예능에 익숙치 않은 출연자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지구오락실>에서 흔히 봐왔던 출연진과 제작진의 실랑이는 거의 등장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채널 십오야' 유튜브 생방송 / tvN '콩콩팥팥'
지난 11일 진행된 '채널 십오야' 유튜브 생방송 / tvN '콩콩팥팥'에그이즈커밍, CJ ENM
 
어찌보면 지난 몇달 내 거의 매주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편집을 최소화한 인터넷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 온 <채널 십오야>의 또 다른 실험물이 이번 <콩콩팥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 인물과의 호흡을 맞춤으로써 다른 그림을 만들고, 제작진의 등장과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취해 기존 <삼시세끼> 등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기획으로도 풀이된다.  

​자칫 평범한 관찰 예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지만 능숙한 '예능 달인' 이광수를 중심으로 자잘한 웃음을 만드는 김기방 등의 입담이 빈틈을 메워줬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나 PD표 예능이 소소한 재미로 금요일 밤을 채워주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콩콩팥팥 에그이즈커밍 나영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