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추국 8강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추국 8강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 ⓒ KFA

 
한국 여자축구가 남북 대결에서 패하며 25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행에 실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중국 저장성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98 방콕 대회에서 5위를 기록한 이후 25년 만이다. 또한 한국은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만 북한과 6차례 맞붙었으나 모두 졌다. 

지난 7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빈손으로 돌아오게 됐다. 

손화연 '퇴장' 악재... 10명이서 싸운 한국 

8강 토너먼트에서 만나 북한과 '외나무 대결'을 펼친 한국은 신체 조건이 뛰어난 박은선을 센터백으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박은선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최전방까지 올라가 북한 수비진을 압박했다. 

최전방 공격수는 손화연이 나섰고, 최유리와 천가람이 측면에 섰다. 중원은 장슬기, 지소연, 전은하가 맡았다. 좌우 풀백은 추효주와 김혜리가 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정미가 꼈다. 

벨 감독의 박은선 기용은 경기 시작부터 효과를 봤다. 전반 11분 코너킥을 올리자 박은선의 큰 키에 시야가 가린 북한 리혜경이 공을 처리하지 못하고 자책골을 넣으면서 한국이 선제골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여자축구 강호답게 9분 만에 리학이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가르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전반 40분 더 큰 악재를 맞았다. 앞서 경고를 한 차례 받았던 손화연이 상대 골키퍼 김은휘와 볼 경합을 하다가 충돌했고, 심판이 손화연에게 경고 카드를 꺼내 들면서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수적 열세에 놓인 한국은 후반 들어 수비에 집중해야 했다. 후반 36분까지 잘 버티던 한국은 체력이 떨어진 탓에 상대의 크로스를 말끔하게 처리하지 못했다가 안명송에게 역전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거칠었던 태클, 의아한 판정... 명승부 망쳤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추국 8강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추국 8강전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 ⓒ KFA

 
힘이 빠진 한국은 후반 45분 리학에게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또 골을 내줬고, 추가 시간에는 김혜리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골까지 내주면서 1-4로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북한은 경기 내내 거칠었다. 전반 2분 만에 지소연에게 위협적인 양발 태클을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자칫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고, 흥분한 양 팀 선수들은 신경전까지 벌였다.  

전반 40분 손화연의 퇴장도 의아했다. 정당한 경합이었고, 반칙을 주더라도 경고까지는 아니었으나 심판은 필요 이상의 판정을 내렸다.

벨 감독은 격노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훌륭한 경기였는데 그렇지 못한 심판이 경기를 망가뜨렸다"라며 "이런 대회에서는 더욱 전문적인 심판이 경기를 맡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손화연의 퇴장에 대해 "몸싸움이 벌어질 수 있는데 심판이 곧바로 경고 카드를 꺼낸 것에 이견이 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한 "16개 팀이 4개 조로 공정하게 경쟁했으면 좋겠다. 북한은 2개팀밖에 없는 조에서 토너먼트에 올라갔다"라며 "북한은 이틀을 쉬었는데 우리는 하루만 쉬었다. 나는 공정한 경기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는 17개 팀이 경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회 직전 캄보디아가 출전을 포기했으나 조 편성을 바뀌지 않았고, 북한이 있는 C조에는 2개 팀만 편성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경기를 덜 치르고 8강에 진출했다. 

멋진 남북 대결을 기대했으나,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과 조 편성으로 피해를 본 한국은 아쉬움을 삼키고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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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남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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