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 출전한 김우민이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목 가리지 않는 대표팀의 숨은 에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황선우에 가려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김우민은 작년 헝가리 부다패스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5초87의 기록으로 결승에 오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특히 자유형 400m는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7,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종목으로 스포츠 팬들은 박태환의 진정한 후계자가 등장했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김우민은 지난 7월에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52의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다시 3분43초92의 개인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5위에 올랐다. 김우민은 박태환조차도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출전을 꺼렸던 자유형 800m 종목에도 출전해 7분47초69의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중·장거리 종목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우민은 세계선수권 계영800m 종목에서도 황선우에 이은 대표팀의 2번 영자로 출전해 기대 이상의 좋은 기록을 세우며 한국의 결승진출에 기여했다. 김우민은 400m 이상의 개인종목에 출전하는 중·장거리 전문선수지만 200m를 소화하는 계영 800m에서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줬다. 다만 세계선수권 기간 동안 400m와 800m, 계영 800m에 차례로 출전하는 강행군을 소화하면서 자유형 1500m 종목은 피로누적으로 기권했다.
두 번의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주가가 급상승한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황선우에 버금가는 한국 남자수영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이미 자유형 400m와 800m에서는 아시아 정상권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과 출전하는 계영 800m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김우민이 국제무대에서 베일에 싸인 자유형 1500m에서 분발해 준다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대 4관왕까지 노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이리웨이에게 설욕하며 800m 정상 등극
김우민이 이번 대회 가장 먼저 출전한 종목은 25일에 열린 계영 800m였다. 한국은 황선우가 출전하지 않은 예선레이스부터 7분12초84의 기록을 세우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한중일 3국이 정예멤버를 출전시킨 결선에서도 7분1초73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계영 종목에서의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양재훈,이호준에 이은 3번 영자로 나서 2위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첫 출전종목부터 금메달을 목에 걸며 다관왕의 시동을 건 김우민은 26일 곧바로 자유형 1500m 종목에 출전했다. 결선 레이스 초반부터 중국 장거리의 간판 페이리웨이와 경쟁을 벌인 김우민은 중반까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다가 1000m 지점부터 페이리웨이에게 밀리며 15분01초07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추가한 의미있는 레이스였다.
27일 하루 동안 소중한 휴식을 취한 김우민은 28일 자신의 주종목 중 하나인 자유형 800m에 나섰다. 김우민은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1500m 금메달리스트 페이리웨이와의 격차를 점점 벌려 나갔고 7분46초03의 대회신기록이자 한국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에 이어 한국수영 두 번째 다관왕의 주인공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수영은 자유형 50m(지유찬)를 시작으로 계영 800m, 자유형 200m(황선우), 접영50m(백인철), 자유형 800m(김우민)까지 5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광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 4개)을 넘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한국수영의 금빛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9일 김우민의 '찐짜 주종목' 자유형 400m가 열리기 때문이다. 체력 문제만 없다면 김우민은 추석 당일 13년 만에 한국 수영 아시안게임 3관왕의 주인공에 등극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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