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저물고 유튜브와 OTT가 당연해진 시대지만, 여전히 추석 명절에 가족들은 TV 앞에 모이게 됩니다. 이번 명절 만큼은 절대 보고 싶지 않은 TV 프로그램들을 꼽아봤습니다. [편집자말] |
추석이다. 포털 배너에 둥근 보름달과 절구 찧는 토끼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주변이 순식간에 명절 분위기로 무르익는다. 실시간 도로 교통정보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때 서울이 곧 한산해지겠구나 생각한다. "이번 추석에는 뭐해?"라는 안부 인사가 친구들 단톡방에 울리면 지난해 보냈던 명절의 풍경을 떠올려 본다.
운 좋으면 아무 데도 안 가고 산적꼬치, 갈비찜 등을 만든 후 TV를 켰던 것 같다. 4인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공중파, 케이블, 종편 방송 등을 돌려보면 지금 내가 마주한 모습이 복사 붙여넣기 되어 예능에 나온다. 각설이처럼 매년 찾아오는 명절 예능은 가족 중심 콘텐츠를 벗어나지 않는다. 연예인 부부가 추석을 준비하는 모습이 관찰카메라를 통해 송출되고 '시댁, 처가 방문을 꼭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패널들이 토론한다.
왜 볼만한 명절 방송은 모두 가족 예능일까? 이제는 그만 보고 싶은 가족 예능,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가족 예능 속 '가족 구성원의 모습', '계급', '주제'는 공식처럼 반복된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은 어떤 명절 콘텐츠를 원하는지 같이 상상해 보면 좋겠다.
가족 예능이 비추는 '정상가족' 명절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