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스틸컷
미디어캐슬
카오루는 동생 카렌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풍비박산 난 가정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안즈는 무명 만화가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만화가를 꿈꾸지만, 부모는 이에 반대하며 안즈가 그린 만화를 찢어버린다. 두 사람은 불안정한 가정, 과거의 상처, 이별의 그리움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까워진 이들은 함께 터널에 대해 조사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걸 찾고자 한다.
터널에서 단풍나무는 가을을 의미한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터널 안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여름이 너무나 덥기에 상대적으로 천천히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화의 제목,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에서 볼 수 있듯 여름에 무조건적인 부정을 담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야 꽃이 피는 봄이 오듯, 여름을 이겨내야 가을에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터널은 과거에 상실한 무언가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일 뿐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만큼 이곳에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작품은 카오루와 안즈가 처음 만난 기차역을 통해 이들의 여름이 아픔에서 찬란함으로 그 의미가 변할 것이란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