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히샬리송(왼쪽)과 손흥민(오른쪽)이 8월 13일 런던의 G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AFP / 연합뉴스
'에이스' 해리 케인의 빈자리는 역시 컸다. 독일로 떠난 케인의 자리를 이어받아 '해결사이자 주장'으로서의 능력을 증명해야 했던 손흥민은, 여전히 지난 시즌 부진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한 모습으로 의구심을 남겼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지난 8월 13일 영국 브렌트포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브렌트포드와의 경기에서 고전 끝에 2대 2 무승부에 그쳤다.
토트넘은 올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빅리그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호주 출신의 엔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간판스타였던 해리 케인은 긴 이적사가 끝에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전임 주장이었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 역시 조만간 이적이 유력하다.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에 처음 입단할 당시부터 함께했던 황금세대의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인 선수가 EPL에서 정식 주장이 된 것은 2012년 QPR(퀸즈파크 레인저스)의 박지성에 이어 11년 만에 손흥민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손흥민에게는 영광이자 동시에 부담이기도 했다. 핵심 선수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거나 노쇠환 상황에서 토트넘의 전력은 크게 약화되었고, 손흥민은 지난 시즌 극심한 슬럼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남아있었다.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해법은, 좋은 경기력과 승리로 화답하는 것뿐이었다.
크게 느껴진 케인의 빈자리... 영국 스포츠 언론들 '혹평'
하지만 토트넘도, 손흥민도 첫 경기부터 의문부호를 떨쳐내는 데는 실패했다. 공격축구를 표방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의 떠난 최전방 자리에 히샬리송을 투입하고 2선을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도 요리스의 대안으로 영입된 이적생 굴리엘모 비카리오에게 맡겼다.
주장 완장을 달고 나선 손흥민은 익숙한 왼쪽 측면 자리에 투입되었지만 그리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7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특유의 저돌적인 공간침투나, 감각적인 슈팅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가끔씩 손흥민이 상대 뒷공간으로 스프린트를 시도해도 제때 패스가 연결되지 않았다. 새로운 파트너들인 히샤를리송과 매디슨과의 호흡은 아직 매끄럽지 않았다. EPL에서 무려 47골을 합작하며 서로의 움직임을 잘 이해하고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던 케인의 빈자리가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PK 허용이었다. 전반 23분 토트넘 박스 안에서 수비에 가담한 손흥민은 오른발로 마티아스 옌센의 왼발을 걸어 넘어뜨렸다는 판정을 받았다. 주심은 최초에 파울이 아니라고 보고 넘어갔지만 이후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브렌트포드 음뵈모가 골을 성공시키며 손흥민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손흥민은 주장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 후반 75분이라는 다소 이른 시간에 교체된 데서 보듯 부진했다는 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손흥민은 경기 후 대부분의 영국 스포츠 언론들이 매긴 평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국 <미러>지는 "손흥민은 여전히 폼이 떨어진 상태로 보인다. 더이상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며 이미 확인한 것인지에 의문이 남아 있다"며 손흥민의 부진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량의 하락세에 접어든게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