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사상 첫 연장전까지 치르는 역대급 접전이 펼쳐졌다. 지난 9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 SBS컵대회 두 번째 경기는 FC 아나콘다 대 FC 발라드림의 맞대결로 진행되었다. 지난해 12월 챌린지리그 최하위를 기록해 리그전 방출의 수모를 겪었던 아나콘다, 지난 5월 역시 챌린지리그 최하위를 기록해 차기 시즌 출전 정지를 당한 발라드림 등 이른바 '방출즈' 매치라는 점에서 두 팀의 시합은 초반부터 불꽃 튀는 대결이 그려졌다.

전후반 20분 동안 1대 1 무승부를 기록한 두 팀은 5분의 추가 시간 안에 먼저 한 골을 넣는 팀이 승리를 거두는 골든골 규정으로 연장전을 치뤘다. 리그전이었다면 곧바로 승부차기를 진행했겠지만 토너먼트 방식 컵대회답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숱한 득점 기회에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 부족, 골키퍼의 선방이 겹치면서 좀처럼 두 팀 모두 결승골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연장 5분이 되어도 승패를 가리지 못한 관계로 마지막 승부차기를 통해 6강 진출팀을 정하게 되었고 승패의 결과는 다음주 이 시간에 소개될 예정이다.

'방출 설움' 겪은 두 팀... 팽팽한 신경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본 경기에 앞서 진행된 출정식부터 두 팀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선공개 영상을 통해 양팀 선수 주시은, 서기의 간단한 트래핑 대결에 이어 두 감독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공을 다루는 등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일찌감치 벌여져 눈길을 모았다, 양팀 감독은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자 나름의 전술을 소개했다. 여기서 발라드림 최성용 감독과 아나콘다 이영표 감독의 전혀 다른 작전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발라드림 최 감독은 2-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골키퍼 리사를 중심으로 활용 빈도수를 늘리겠다고 한 벤치멤버 케이시 등 인적 변화는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빌드업'을 하겠다고 공표했다.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최 감독은 말한다. 그동안 경서-서기 2인 의존도가 너무 크다보니 그 이외의 전술이 사실상 부재했던 발라드림으로선 변화를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상대팀 아나콘다 이 감독은 이에 맞서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을 내밀었다. "(발라드림이) 뭔가 하기 어려울 거예요"라는 이영표 감독은 "강팀은 자기들이 잘 하는 걸 하면 돼요. 그런데 약팀은 그대로 했다가는 당하기 때문에..."라면서 2명 맨투맨 붙이면서 뒷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다이아몬드 방식을 택했다.

모든 걸 불태운 연장전 돌입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판이하게 다른 색깔을 지닌 두 팀답게 전반전은 팽팽한 평행선을 그렸다. 인대 파열 부상을 딛고 돌아온 발라드림 경서는 뒷굼치 패스를 비롯한 놀라운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고 아나콘다는 윤태진의 저돌적인 돌파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0대 0을 기록한 전반전을 끝내고 본격적인 승부는 후반전에 돌입해서 이뤄졌다. 첫 골의 주인공은 발라드림 서기였다. 늘 경서와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득점을 만들어낸 것처럼 이번 역시 경서의 패스를 서기가 반박자 이상 빠른 슈팅으로 아나콘다의 골망을 먼저 흔들어 놓았다. 하지만 아나콘다의 반격 역시 만만찮았다.

꾸준히 발라드림 수비를 두드린 끝에 서문탁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윤태진이 침착하게 넣으며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사상 첫 연장전에서도 두 팀은 모든 걸 불태우다시피 뛰면서 단 한 골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5분의 추가 시간 동안 득점을 이뤄지지 않았고 이제 승부차기로 최후의 승자를 정하게 되었다.

무기력 털어내고 절치부심으로 돌아온 양 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양팀 합산 총 2골만 나왔지만 경기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다보니 좀처럼 편집으로 덜어내기 쉽지 않았던 데다 연장전까치 치른 덕분에 시청자들로선 한 주 더 기다려야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시청을 끝내야만 했다. 방출의 설움을 딛고 돌아오는 팀, 다음 리그전에는 나올 수 없기에 이번 만큼은 꼭 이겨야 하는 팀의 운명이 어떻게 정해질지 궁금해진다.

발라드림은 팀의 상징과 다름 없는 '경서기 듀오'가 여전히 건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빠른 스피드로 전후반과 연장전 총 25분 동안 상대 수비들을 혼란에 빠뜨리면서 득점을 만들고 결정적 기회도 여러 차례 얻어냈다. 반면 최성용 감독의 의도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이 기민하지 못하면서 '발라드림 봉쇄=경서-서기 전담 마크'라는 이미 예상되는 상대팀의 대응을 넘기엔 아직 부족함도 엿보였다.

SBS컵대회 종료 후 리그전에 복귀하는 아나콘다는 팀내 최고참 오정연의 안정된 골키퍼 수비에 힘입어 대량 실점 없이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연결시켰다. 아직 새로 합류한 이나연, 배혜지 등과 호흡을 맞춘 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느 정도 역할을 해내면서 윤태진 중심의 플레이를 탈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두 팀 모두에게 긍정적인 대목은 각각 리그전 탈락 무렵의 무기력을 상당 부분 털어냈다는 점이었다. '절치부심'의 마음가짐을 지닌 두 팀은 연장전이라는 새로운 방해물도 이겨내면서 이번만큼은 꼭 상위권 진입을 이루겠다는 투지를 이번 시합을 통해 보여줬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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