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디로 가고싶으신가요>의 한 장면.
엔케이컨텐츠
박하선은 상대역으로 나온 배우 김남희, 문우진 등 신예들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새삼 뿌듯하다고 고백했다. 남편으로 잠시 출연한 전석호와도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기에 편하게 배드신을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하선은 "좋은 기운이 이번 작품에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사극 <동이>, 영화 <챔프>나 <청년경찰> 등 상업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인지도를 높였던 박하선은 작품성 짙은 저예산 독립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해왔다. 특히 <고백>(2021) <첫 번째 아이>(2022)와 이번 작품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화제와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분히 배우의 선구안이 좋다는 방증일 것이다.
"솔직히 요즘엔 그런 독립영화를 고르는 제 시선을 바꿔야 하나 고민도 하고 있다. <첫 번째 아이>가 너무 좋은 영화인데 관객이 많이 들진 않았다. <고백>은 제가 영화를 계속 할 수 있을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에 만난 작품이기도 하고. 평소 제 취향을 보면 평점 6점, 7점 대 애매한 걸 좋아하더라. 개성 넘치고 좋은데, 대중성과는 좀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다.
<영도다리>(2010) 때 너무 힘들었고 당시 소속사에서도 독립영화는 지양하자고 해서 많은 작품을 거절하게 됐다. 좋은 작품들도 많이 놓쳤지. 지금 회사는 제가 택하는 걸 지지해주시지만 아주 흔쾌히 하라고는 안 하시더라(웃음). 여러 고민이 있는데 후회 남기기 싫어서 왠만하면 다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배우 류수영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 갖게 된 공백기도 그에겐 나름 자양분이 된 시간이었다. 박하선은 "지금 영화를 만나기 전까지 2년 정도 쉬었는데 지금이 가장 마음이 괜찮다"며 말을 이었다.
"일을 그만두고 싶었을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잠들기 전 생각하는데 우리 집안이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게 떠오르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라. 일도 일이지만 내 생활도 중요하구나. 아이와 시간 보내는 것도 중요하구나 싶었다. 예전엔 일이 우선이었다. 일이 없으면 제가 존재 가치가 없는 사람 같았다. 이젠 나 자신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다.
작품도 많이 열게 됐다. 본래 연극도 준비 중이었는데 쉽지 않더라. 예능도 오래 안했는데 다시 해보고 싶기도 하다. 배우로 만족도는 10점 만점이다. 다양한 배역을 하며 살아보지 않은 삶도 살게 되잖나. 또 식당에 가도 알아봐주시면서 서비스를 주실 때도 있고(웃음)."
다만 결혼 직전 따라다녔던 일부 악성 댓글엔 단호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다짐한 그다. "결혼하고 출산하면 루머에서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세상이 각박하니 그렇지 않더라. 요즘 보는 대로 고소하는 중"이라 알렸다.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도 하며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날 때마다 어렸을 때 왕복 2시간씩 걸린 거리를 오가며 연기학원 다녔던 기억이 난다. 어느날 제가 촬영한 화장품 광고가 걸렸던 적도 있고, 그럴 때마다 속으로 '맞다 나 연기를 되게 하고 싶어했었지' 되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