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북 오브 러브> 스틸컷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영화는 라틴 문화를 긍정적으로 알린 작품에 수여하는 '이매진 파운데이션 어워즈'에서 '최우수 프라임타임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영국 런던 시가지를 비추며 시작하는 오프닝 때문에 영국 영화로 착각할 법하지만 중반부부터 본격적인 멕시코 문화 중심이다. 정열의 나라 멕시코에서 '현명한 마음'이 '예민한 가슴'으로 둔갑한 사연을 코믹하게 다룬다. 편집자가 번역 맡긴 책이 너무 지루해 약간 수정하고, MSG를 뿌린 것 뿐인데 말도 못할 인기를 끌게 된다.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영국 남자와 멕시코 여자가 로맨스 소설 장르를 완성하는 재미가 있다. 사랑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순수한 그 결정체라고 본 이성적인 영국 남자는 지금까지 어려움 없이 평탄한 삶을 산 덕에(?) 경험이 부족하다. 말 그대로 연애도 책으로 배웠을 사람인 거다. 앞뒤 꽉 막히고 고지식한 헨리가 생활력 강한 마리아를 만나 심경에 변화를 겪는다.
마리아는 할아버지와 아들을 돌보는 싱글맘이다. 작가로 데뷔하고 싶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밤낮없이 서빙과 육아를 병행해야 한다. 쳇바퀴처럼 도는 스케줄에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소설을 끄적이는 대신 밀린 잠을 보충해야 하는 고된 일상이다. 투어 내내 징징거리는 헨리를 두고 마리아는 "멕시코에서 여성은 남성들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이라는 말로 응수한다. 티격태격했지만 둘은 각기 다른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을 이룬다. 영국에선 무명작가지만 멕시코에선 야설계의 셰익스피어가 된 헨리. 이게 다 마리아 노고 덕분이지만. 세상은 여성이자 싱글맘인 마리아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멕시코 문화와 여성의 성장기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