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은 인생 10년> 스틸
(주)디스테이션
스무 살이 되던 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부모님과 언니는 아무렇지 않은 듯 슬픔을 삼키고 있을 뿐이다. 마츠리(고마츠 나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망설인다. 길어 봤자 10년, 나이 서른까지 달려갈 수 있을까? 그런대로 괜찮은 10년, 생각보다 긴 10년이 남아 있다고 긍정한다. 그러던 중 중학교 동창회에 나가 카즈토(사카구치 켄타로)를 만나게 된다.
카즈토는 부모님과 절연하고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다. 별 탈 없다면 가문의 업을 이어받을 테지만 도쿄로 상경해 독립했고 최근 실직하자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 정신없던 다음 날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이유는 14살에 묻어 둔 타임캡슐을 열어봤기 때문. 10년 후 멋진 미래를 상상했지만 암울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불투명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이 밀려오던 카즈토는 집 베란다에서 투신해 버렸다.
하지만 사람 목숨은 생각보다 질기다. 부상을 입고 살게 된 카즈토는 마츠리의 쓴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게 된다. "세상에는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카즈토의 말이 응석처럼 들렸던 마츠리는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가볍게 여기던 목숨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내일이란 것을.
서로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준 소중한 인연.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서서히 친해진다. 커지는 마음을 애써 숨기는 마츠리와 달리 고백할 기회를 엿보던 카즈토는 몇 번이고 고배를 마셨다. 마츠리 또한 사랑의 유통기한을 알고 있지만 카즈토를 좋아하게 되고, 무언가를 시작해 보고 싶다. 인생 끝에서 만난 인연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었다.
"너를 만나서 이 세상이 사랑스러워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