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MBC
두 사람은 부부로서의 관계를 떠나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였다. 아내는 "열심히 일을 해 빚을 갚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일을 안 한다"고 밝히며 "제 앞으로 있는 빚이 3000만 원이다. 매일 10만 원씩 갚기로 했다"고 하며 차용증까지 공개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는 남편 때문에 자신 명의로 3000만 원의 대출을 빌렸고 그 밖에 지인에게도 돈을 많이 빌린 상태였다.
남편이 빚을 지게 된 이유는 바로 '도박'이었다. 성실해보였던 남편은 알고보니 여러 가지 사행성 게임에 빠져 막대한 돈을 탕진하고 거액의 빚까지 진 상태였다. 이에 남편은 "결혼 전까지는 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초기에 "사행성게임에 100만 원을 투자하여 큰 돈을 번 뒤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재혼하자마자 남편의 도박 빚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남편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기도 했지만, 빚은 이후로도 점점 감당할 수 없이 불어났다. 아내는 임신중에도 빚에 쪼들려 식사를 굶기도 했다. 집에 압류딱지가 붙거나 심지어 빚을 갚으라며 아이의 학교까지 찾아온 채무자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내는 꼭 필요한 육아와 생활용품도 마음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털어놨다.
하지만 남편은 방송 촬영중에도 여전히 사행성 게임의 유혹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이며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배달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은행을 찾아 스포츠 베팅 사이트에 입금을 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을 화면으로 바라보는 아내의 수심은 더욱 깊어졌다.
또한 아내는 시어머니가 아들인 남편을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도박을 부추겼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남편은 도박을 끊지 못 하는 이유로 "돈을 벌 자신이 있었다. 훈수 둔 대로 하면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는 위험한 속내를 털어놨다. 아내가 굳이 방송에 사연을 신청한 또다른 이유는 바로 남편의 이름과 얼굴을 세상에 드러내 도박 중독자라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돈을 빌려줘서도 안 되고,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임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심지어 남편은 도박에 깊이 중독되면서 수차례 거짓말까지 했다. 한번은 뺑소니 사고로 합의금이 필요하단 거짓말을 해서 아내에게 돈을 받아간 일도 있었다고. 급하게 대출을 알아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던 아내는 임신 8주 만에 유산을 했던 아픔도 털어놔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아내는 돈을 빌린 한 지인과 통화하다가 다 갚았다고 생각했던 빚이 더 남아있었고, 그것도 고액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으며 또 한번 남편의 도박빚과 거짓말에 진저리쳤다.
남편의 만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가 둘째 아이를 낳았을 때 외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은 처음엔 발뺌을 하고 지인들에게까지 아내에게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지인에게 받은 녹취로 증거를 잡았다.
아내는 "순간 링거를 다 빼고 당장 달려가고 싶었다. 도박 빚까지 갚아주고 심지어 자기 아이를 뱄는데 아빠 자격이 없구나 생각했다. 배신감이 불타올랐다"고 회상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 했지만, 차마 아이를 생각해서 그럴 수 없었다. 남편은 잘못을 인정하며 "그때는 거의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뒤늦게 반성했다.
아내는 도박 빚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한 번의 유산을 겪은 후 둘째를 미숙아로 낳았다며 자책했다. 아직도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남편의 외도증거에 대한 녹취를 듣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외도하다 걸린 녹취 파일을 전송할 만큼 여전히 당시의 배신감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굳이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아내에게 묻자 "남편을 미워하는 감정을 더 세게 만들려고"라는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매일 밤 마셔야 남편 생각 안 나"... 술로 도피한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