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주권-김민수에 이어 주전 중견수 배정대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kt 위즈가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큰 암초를 만났다.

배정대는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6회말 상대 투수 이건욱의 투구에 왼손을 맞았다. 대주자 송민섭과 교체됐으나 경기 당일만 해도 구단 측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큰 부상이 아닐 것 같았던 배정대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병원 검진 결과 왼쪽 손등 끝부분이 골절됐다. 회복에만 5~6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깁스를 푼다고 해도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만큼 그라운드에 돌아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kt 주전 외야수 배정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kt 주전 외야수 배정대 ⓒ kt 위즈

 
kt의 중심이었던 배정대가 쓰러졌다

2014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후 그해 11월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배정대는 1군 통산 643경기 1745타수 456안타 타율 0.261 32홈런 200타점 OPS 0.710을 기록했다.

'S급 활약'은 아니었어도 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를,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끝내기 안타 또는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에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주전으로 발돋움한 2020년부터 3년간 매 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한 이력이 눈에 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누구든 분명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고 1~2경기 정도 벤치에 앉아있을 법도 한데, 배정대는 3년 연속으로 한 경기도 거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배정대 없는 kt 외야진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배정대의 최근 세 시즌 통산 수비이닝은 3606⅓이닝으로 리그 전체 1위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외야수가 조용호(2625⅔이닝)인데,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또한 3년간 통산 수비 실책이 11개에 불과한 점도 눈에 띈다. 넓은 수비범위, 안정적인 포구능력을 바탕으로 위즈파크의 외야를 지켰다. 그러나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지면서 kt 입장에서는 배정대 없이 시즌 초반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배정대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선수 중 한 명인 kt 외야수 김민혁

배정대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선수 중 한 명인 kt 외야수 김민혁 ⓒ kt 위즈

 
대안은 있지만 공백 메울지는 불확실

원래대로라면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중견수 배정대-우익수 강백호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조용호, 김민혁 등 1군 경험이 많은 외야수들이 함께 힘을 보태는 그림이 유력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외야의 '가운데'가 텅 비었다.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이상 기존에 있던 자원으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일단 배정대의 부상 이후 27~28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선발 출전한 김민혁이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김민혁은 2015년 1군 데뷔 이후 주로 좌익수로 나섰으나 중견수, 우익수 등 외야 전 포지션 수비 경험이 있다. 주포지션이었던 좌익수에 비해서 나머지 두 포지션을 소화한 시간이 적은 편이기는 하다. 중견수만 놓고 보면 2019년 26경기 191이닝, 2020년 4경기 5⅓이닝, 2021년 2경기 4이닝이 전부다.

혹은 대주자 및 대수비 요원인 송민섭, 지난해 1군에서 61경기에 출전한 홍현빈 등도 중견수로 들어올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선수가 자리를 대신하더라도 배정대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권, 김민수가 이탈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팀의 버팀목이 사라졌다. 어쩌면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어려운 시즌이 될 수 있다. 배정대가 돌아오기 전까지 선수들이 최대한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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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 배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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