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활약한 호세 페르난데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한국으로 온 호세 로하스(두산 베어스)가 시범경기 개막 이후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로하스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서 2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로하스의 활약에 힘입어 팀도 5-3으로 승리를 거두고 2연패를 끊었다.

시범경기 첫 주만 해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로하스였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첫 안타이자 장타를 친 18일 KIA 타이거즈전을 기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리고 27일 경기에서는 그토록 기다렸던 홈런이 나왔다.
 
 27일 경기 이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두산 외국인 타자 로하스

27일 경기 이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두산 외국인 타자 로하스 ⓒ 유준상


장타 두 방으로 강렬한 인상 남긴 로하스

경기 초반 로하스의 방망이는 잠잠했다. 첫 타석이었던 1회초 무사 1루서 6구 승부 끝에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3회초 1사에서는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의 초구를 건드려 2루 땅볼로 아웃됐다.

게다가 요키시에 꽁꽁 묶인 타선은 5회초까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두산 선발 최원준이 3회말, 4회말에 각각 한 점씩 헌납하면서 타선의 득점 지원이 절실했던 상황이다. 그때, 침묵하던 로하스가 께어났다.

6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는 볼카운트 1-1서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양현의 3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한가운데로 몰린 커브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로하스의 솔로포에 두산도 탄력을 받았다. 허경민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1사 만루를 만들더니 강승호의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후속타자 이유찬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덕분에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로하스의 활약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7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의 볼넷 이후 대주자 조수행의 성공으로 무사 2루가 됐고, 로하스가 볼카운트 1-0서 김선기의 2구를 노려 오른쪽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2루주자 조수행이 여유롭게 홈으로 들어와 두산과 키움의 간격은 두 점 차로 벌어졌다.

이날 두 번째 장타를 때린 로하스는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하고 대주자 양찬열과 교체됐다. 양찬열도 이어진 1사 3루서 신성현의 안타 때 득점을 기록했다. 로하스가 터지지 않았다면 팀의 역전승도 불가능했다.
 
 두산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27일 키움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정수성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27일 키움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정수성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중장거리 타자 로하스, 시즌까지 흐름 이어갈까

27일 키움전을 포함한 로하스의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27타수 10안타 타율 0.370 1홈런 5타점으로, 눈에 띄는 것은 '장타'다. 2루타 개수(5개)가 전체 안타 개수서 절반을 차지한다. 느린 주력 때문에 홈런 이외의 장타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페르난데스와 다른 모습이다.

빅리그와 마이너리그서 뛸 때도 로하스의 장점은 '홈런'이 아니었다. 빅리그의 경우 2021~2022년 두 시즌 동안 224타수 42안타 타율 0.188 6홈런 16타점 OPS 0.584의 통산 성적을 남겼는데, 2루타 개수(14개)는 홈런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2096타수 600안타 타율 0.286 92홈런 365타점 OPS 0.850으로, 2루타 개수가 무려 133개였다. 지난해 트리플A 성적만 놓고 보면 오히려 홈런(20개)이 2루타(15개)보다 더 많았으나 대체로 홈런을 많이 치기보다는 중장거리형 타자의 스타일이었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많은 홈런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로하스가 지금처럼만 해 줘도 두산으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등 한방이 있는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굳이 30개 이상의 홈런을 치지 않아도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고민을 안고 가야 하는 두산으로선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해야 한다. 시범경기 첫 홈런으로 예열을 마친 로하스가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팀의 기대에 부응할지 궁금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 로하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