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가 15점 차의 열세를 뒤집고 창단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따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12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에서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66-56으로 꺾었다. 3쿼터 5분여를 남기고 있을 때까지 31-46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BNK는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BNK의 박정은 감독은 WKBL 역사상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둔 첫 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BNK는 팀의 주장이자 맏언니 김한별이 16득점8리바운드1블록슛 3스틸로 맹활약했고 전반에 나란히 부진했던 진안과 이소희도 후반 맹활약으로 30득점을 합작하며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18득점, 강유림이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후반 체력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역전패를 당했다. 양 팀은 오는 14일 삼성생명의 홈구장인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2차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1쿼터 리드는 삼성생명 승리의 지름길?
 
 이소희의 전반 부진은 후반 대폭발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

이소희의 전반 부진은 후반 대폭발을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 금호생명 위너스 시절이던 2011-2012 시즌 이후 무료 10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BNK는 박지수가 이끄는 KB스타즈를 만나 2경기 만에 짧은 '봄 농구 나들이'를 마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2위로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홈구장에서 1차전과 3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물론 BNK의 박정은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은 2경기 만에 플레이오프 일정을 끝내고 챔프전에 진출하길 바라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삼성생명은 주전가드 키아나 스미스와 이주연, 그리고 개막 전에 시즌 아웃된 윤예빈의 부재 속에서도 정규리그 3위를 기록하며 두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다. 물론 리바운드 1위 진안과 어시스트 1위 안혜지, 3점슛 1위 이소희가 버틴 BNK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지만 지난 2015년부터 8시즌째 삼성생명을 지휘하고 있는 임근배 감독의 풍부한 경험은 2년 차 박정은 감독을 압도한다.

창단 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갖는 BNK는 경기 초반 한엄지와 김한별의 연속 3점슛으로 흐름을 잡아 나갔다. 삼성생명도 이명관과 강유림, 조수아의 득점으로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고 신장이 작은 BNK 가드진에서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해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생명은 1쿼터 중반 이후 이해란이 연속 6득점을 기록하는 활약 끝에 16-10으로 앞서며 1쿼터를 마쳤다.

정규리그에서 1쿼터를 앞선 17경기에서 15승2패로 매우 강했던 삼성생명은 2쿼터 시작과 함께 김한별에게 득점을 내줬지만 이명관의 컷인과 강유림의 과감한 돌파로 점수 차를 벌려 나갔다. BNK는 2쿼터 중반 진안의 바스켓카운트와 자유투를 통한 연속 4득점으로 점수 차를 좁혀 나갔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강유림의 돌파와 점프슛, 배혜윤의 득점으로 10점의 리드를 유지한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3쿼터 중반부터 화끈하게 몰아붙인 BNK
 
 김한별은 기복 심했던 동생들을 이끌며 경기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

김한별은 기복 심했던 동생들을 이끌며 경기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삼성생명은 전반 67%의 2점슛 성공률(16/24)을 기록했지만 BNK의 2점슛 성공률은 25%(6/24)에 그쳤다. 전반에 10개의 실책(BNK 7개)을 저지른 삼성생명이 10점 차로 앞설 수 있는 비결이었다. 이해란의 연속득점으로 3쿼터의 포문을 연 삼성생명은 강유림과 배혜윤의 활약으로 쿼터 중반까지 15점의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BNK는 3쿼터 중반부터 되살아난 진안의 연속득점과 이소희의 3점슛으로 단숨에 4점차로 스코어를 좁힌 채 3쿼터를 끝냈다.

삼성생명은 4쿼터 시작과 함께 배혜윤의 사이드 점프슛과 강유림의 돌파로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BNK도 한엄지의 바스켓카운트와 이소희의 3점슛으로 다시 추격에 성공했다. BNK는 이소희의 연속득점과 한엄지의 자유투로 스코어를 뒤집었고 이소희가 다시 3점슛을 터트리며 5점 차의 리드를 잡았다. BNK는 종료 1분을 남기고 안혜지가 점프슛을 성공시켰고 이소희와 안혜지의 자유투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66-5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70cm의 작은 신장으로도 BNK의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하고 있는 이소희는 이번 시즌 득점 3위(16.87점)와 3점슛 1위(77개)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6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는 가드 부문 BEST5에 선정되면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음을 재확인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소희는 박정은 감독이 기대하는 BNK의 키플레이어이자 삼성생명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이소희는 전반 20분 내내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하며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렇게 부진하던 이소희는 3쿼터 중반 BNK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3쿼터 3분 여를 남기고 3점슛을 통해 첫 득점을 신고한 이소희는 13분 동안 15득점을 올리며 전반의 아쉬움을 털어 버리고 BNK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주전 포인트가드로 출전해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한 조수아가 9개의 실책을 저지른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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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BNK 썸 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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