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영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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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는 원 컷으로 구성된 (영화 속) 허구의 영화를 보여주는 1막, 한 달 전으로 가서 '원 컷, 생방송'을 목표로 한 허구의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2막, 허구의 영화를 촬영하는 현장을 담은 3막으로 이어지는 원작의 전제와 전개를 그대로 따른다. 분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1960)를 '똑같이' 만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싸이코>(1996)처럼 '복사'의 길을 걷는다. 그렇기에 원작이 지닌 서사 구조의 마법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가 신선하진 않을 것이다.
상영 시간은 원작(95분)에 비해 17분(112분)이나 늘어났지만, 눈에 띄게 새로운 건 없다. 생방송 중 음악을 연주하는 작곡가, 일본인 제작자 앞에서 진주만 공습을 언급하는 멍청한 실수, 더 노골적인 화장실 유머와 인종, 여성과 관련한 바보 같은 농담 등이 추가된 정도다. 외형적으론 규모(일본 원작은 2만 5000달러로 제작하고 대부분 무명 배우가 나오는 데 반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는 400만 달러로 들이고 프랑스의 A급 배우, 감독, 제작진이 참여했다)만 커진 게으른 리메이크라 느껴진다.
흥미롭게도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만의 고유함은 '리메이크'에 주목하면서 비로소 보인다. 원작이 좀비 채널에서 개국 기념으로 '원 컷, 원 테이크, 생방송'을 목표로 한 좀비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와 그것의 준비 과정을 다뤘다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는 일본에서 '원 컷, 원 테이크, 생방송'을 콘셉트로 크게 히트한 좀비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를 리메이크하는 상황을 그린다. 리메이크(영화 속 허구의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를 < Z >로 리메이크)에 대한 리메이크(<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로 리메이크)인 셈이다. 그 속에서 원작이 묘사한 영화 제작의 어려움에 '리메이크' 작업에서 부딪히는 벽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