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게임 하나라도 여러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레스터 시티가 말해주었다. 반면에 토트넘 홋스퍼는 운 좋게 넣은 첫 골에 취하는 바람에 비교적 많은 골을 내주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수요일 밀라노로 날아가서 뛰어야 하는 챔피언스리그까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한국 시각으로 12일 오전 0시 잉글랜드 레스터에 있는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무기력하게 1-4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메디슨과 이에나초, 나란히 1골 1도움

어웨이 팀 토트넘 홋스퍼는 경험 많은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불안한 뒷문을 감수하고 뛰어야 했다. 체격 조건이 좋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글러브를 끼고 골문을 지켰지만 너무 많은 골을 내주며 주저앉은 것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이 게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4분만에 행운의 골을 먼저 넣었으니 일이 잘 풀릴 줄 알았다.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레스터 시티의 크리스티안센 발 맞고 흐른 공이 로드리고 벤탄쿠르 앞으로 굴러온 바람에 빈 골문 안에 쉽게 오른발 슛을 밀어넣은 것이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진 첫 골 이후 양 팀 선수들의 대응은 대조적으로 갈렸다. 홈 팀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했지만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상대의 압박 수비를 쉽게 풀어내지 못하고 헤맸다. 백 패스 횟수가 늘어났지만 그것이 후방 빌드업의 단계라고 말할 수 없었다.

반면에 레스터 시티 선수들은 3만2184명 홈팬들 앞에서 시원한 역전승을 조직적으로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 주장 완장을 찬 제임스 메디슨과 골잡이 켈레치 이에나초가 우뚝 섰다. 두 선수가 나란히 1득점 1도움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었다.

레스터 시티의 동점골은 실점 후 9분만에 나왔다. 23분,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이마로 걷어낸 공을 향해 달려든 남팔리스 멘디가 과감한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꿰뚫었다. 

그리고 레스터 시티의 역전승 의지는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시원하게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동점골 이후 2분 뒤에 추가골이자 역전 결승골이 또 들어간 것이다. 골잡이 켈레치 이에나초가 욕심을 버리고 방향을 바꿔 밀어준 공을 주장 제임스 메디슨이 정확하게 오른발로 굴려넣었다. 뒷문이 불안한 토트넘 홋스퍼의 수비수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전반전 추가 시간 4분도 다 되어서 레스터 시티의 세 번째 골이 들어갔다. 수비수 해리 수타가 미끄러지며 걷어낸 공을 앞에서 받은 켈레치 이에나초가 낮게 깔린 왼발 감아차기를 감각적으로 차 넣은 것이다. 바로 앞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어설프게 슛 각도와 거리를 준 것도 문제였고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반응도 느렸다.

이렇게 전반전에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 게임을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이 바꾸지 못했다. 담낭염 수술을 받고 퇴원한 콘테 감독의 얼굴빛은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맨 앞에서 분전했지만 이들 단짝조차도 따로 놀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54분에 손흥민이 레스터 시티 페널티 구역 반원 안에서 드리블하다가 슛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해리 케인에게 공을 밀어줬지만 패스 각도나 타이밍 모두 나빴다.

설상가상으로 토트넘 홋스퍼의 첫 골 주인공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61분에 왼쪽 무릎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의료진이 들어와 응급 조치를 취한 뒤 부축해서 나갔고 81분에 쐐기골 하나를 더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제임스 메디슨의 스루 패스를 받은 하비 반스가 반원 안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구석을 노린 것이다. 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이에나초의 추가골처럼 하비 반스의 슛 순간 수비수 에릭 다이어는 수비 거리와 각도를 잡지 못했고 포스터 골키퍼 또한 반응 속도가 느렸다. 

홈 팀 레스터 시티는 이렇게 시원한 역전승으로 리그 순위표를 13위(24점 7승 3무 12패)까지 끌어올렸고, 토트넘 홋스퍼는 12승 3무 8패(39점)의 성적으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급하게 짐을 꾸려 밀라노로 날아가야 한다. 오는 15일(수) 오전 5시에 주세페 메아짜에서 AC 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12일 오전 0시, 킹 파워 스타디움-레스터)

레스터 시티 4-1 토트넘 홋스퍼 [득점 : 남팔리스 멘디(23분), 제임스 메디슨(25분,도움-켈레치 이에나초), 켈레치 이에나초(45+4분,도움-해리 수타), 하비 반스(81분,도움-제임스 메디슨) / 로드리고 벤탄쿠르(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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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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