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배 전주시의원.
박형배 전주시의원.전주시의회회
 
정관을 근거로 전주국제영화제 정준호·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임명이 무효라고 주장한 박형배 전주시의회 의원이 1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만약 두 사람의 직무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올해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하면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시의원은 8일 진행한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 정관에 복수의 집행위원장 선임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공동집행위원장 임명은 정관 위반"이라며 변호사 자문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정관 35조 2항에 따르면 "집행위원회는 위원장과 2인 이내의 부위원장, 그리고 8인 이상 25인 이내의 집행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돼 있다. (관련기사: 정준호 임명 강행하더니... 전주영화제 정관 위반 논란). 

박 시의원은 "정준호씨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나 경험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사회에서 의결한 그 절차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5분 발언 관련해 전주시에서 이후 어떻게 하겠다는 결과를 답하게 되어 있다. 그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 말했다.
 
이어 그는 "전주시 (황권주) 문화체육관광국장도 정관 개정을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정준호-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의 자격을 박탈하고 재선출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만약 두 사람의 직무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올해 영화제를 치르겠다고 하면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직무 정치 가처분 신청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정관 개정을 한다고 해도 사후 조치인 만큼 현재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공동집행위원장이 선출된 지난 12월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안이 논의 없이 바로 표결 처리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시의원 또한 이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는 "공동집행위원장 선출 문제를 안건으로 올리려면 (복수 선출을 인정하는) 정관 개정이 선행됐어야 하는데 상황상 그럴 수 없었기에 바로 통과시켜버리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한 것 같더라"며 "자세한 내용 확인을 위해 여러 이사님들과 통화했고, 자료도 요청해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주국제영화제가 재단법인이라 정관 개정에 도지사까지 승인해야 하는 절차가 필수인데, 2023년 영화제 일정이 빠듯했기에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 강화해야"
 
 지난해 12월 26일 전주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위촉장을 받은 정준호 배우와 우범기 전주시장, 민성욱 집행위원장
지난해 12월 26일 전주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위촉장을 받은 정준호 배우와 우범기 전주시장, 민성욱 집행위원장전주영화제 제공
 
과거 박 시의원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이사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보수 정권에서도 <노무현입니다> 같은 영화를 상영할 정도로 전주국제영화제는 자율성이 보장돼 왔다"면서 "그런 영화제인데 시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일부 이사들이 거부감을 갖게 됐다. 어찌 보면 영화제 정체성이 흔들린 건데 큰 문제라고 본다. 집행위원장 재선출 뿐 아니라 (정관 개정으로) 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10일 "공동집행위원장 선임 때 영화제 차원에서도 자문을 구했고, 1인이라고 명기가 안 돼 있어서 가능하다는 답변도 있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 다른 관계자가 자문을 구했을 때도 정관 해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공동집행위원장이) 정관 위반인지는 확실치 않다는 입장이었다"며 "선임 후에라도 정관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고, 선임이 늦어지는 상황이라 일단 (선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집행위원장 선임 무효 및 새 집행위원장 선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 관계자는 "정관을 개정해 해당 부분을 명확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선임 자체를 번복해서 집행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만드는 건 (영화제 운영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시의원이) 직무 정지 가처분을 하시겠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에 대응해서 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는 10일 오전 주요 작품 출품 결과를 알리며, 오는 4월 27일 예정대로 영화제를 열겠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전주국제영화제 정준호 전주시 박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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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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